美FDA, 신약 승인과정 투명성 더 높인다

"결정 뒷받침할 자세한 임상근거 모두 확인 가능토록 할 것"

사진: 위키미디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약품 승인 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임상연구를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FDA Scott Gottlieb 국장은 의약품 승인 후 임상연구보고서(CSR)을 공개하고, 의약품 승인 자료에 ClinicalTrials.gov 식별 번호를 추가하는 등 기관의 투명성 확대를 위해 새롭게 실시하는 조치에 대한 성명을 최근 발표했다.

미국, 1997년 임상시험 정보 등록 의무화

임상시험의 객관성과 투명성 확보는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논의되는 문제다. 우리나라는 질병관리본부가 2010년부터 인간대상연구 온라인 등록시스템인 임상연구정보서비스(CRIS)를 구축해 연구 계획 및 결과를 등록하도록 하고 있으나, 의무등록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임상시험 정보 등록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은 '의약품 등 안전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령 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기존에 식약처 또는 임상시험심사위원회에 제출하는 사항을 홈페이지에 등록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7년 FDA 현대화법을 통해 임상시험 등록을 의무화했고, 이를 위해 ClinicalTrials.gov를 구축, 2002년부터 임상시험등록이 본격화됐다.

그러나 완료된 임상시험 가운데 25~50%는 출판되지 않는 허점이 있었다. 2016년 F1000Research에 실린 논문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최소 2년 전 완료된 임상시험을 분석한 결과 45.2%의 결과가 출판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미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임상연구가 완료된 이후 1년 안에 그 결과를 게시, 임상 실패 정보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이달부터 9개 신약 대상 시범사업 시작

이번 FDA의 조치는 단순히 임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특히 승인된 의약품의 임상시험 정보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 확대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Gottlieb 국장은 "과학적 진보와 신약 혁신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연구를 수행하고 새로운 과학 분야에 투자하고,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처방하고 사용하도록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정보 교환은 새로운 의료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데 중요하다"면서 "이 정보와 관련된 투명성은 혁신에 대한 보건의료 가치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약품 승인 결정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FDA는 의약품 허가에 관한 정보 공유 의무를 지속해서 지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 중"이라면서 "특히 환자 치료를 개선하고 처방하는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FDA는 의약품이 승인되면 신약허가신청(NDA) 검토할 때 이용한 특정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안전성과 효과성을 뒷받침하는 데이터, 라벨링 또는 기타 요구사항, 데이터에 대한 평가 등 FDA 메디컬 리뷰어가 작성한 요약문이 포함된다.

요약문을 통해 승인 결정을 내린 중요 전후사정이 제공되지만, 이러한 패키지 정보만으로는 외부인이 FDA 승인 결정을 뒷받침할 자세한 임상 근거 전체를 확인하는데 어려운 경우가 있다.

Gottlieb 국장은 "이에 FDA는 NDA 승인 후 CSR 내에 있는 것을 포함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약물 허가 정보에 대한 대중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지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한다"면서 "최근 NDA 승인을 받은 의약품 중 참여 지원을 희망하는 제약사의 제품 9개를 선별해 FDA에 제출한 주요 임상연구에 관한 임상 관련 요약의 일부를 게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프로토콜, 통계 분석계획 등 디테일 정보 공개

회사가 작성한 요약문은 임상연구보고서(CSRs)라 불린다. CSR은 임상시험과 관련된 약물 파일의 일부로, 임상시험 방법과 결과에 대한 핵심 정보를 디테일하게 요약한 것이다.

Gottlieb 국장은 "CSR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다루는 과학적 자료로 CSR에 포함되는 자세한 요약 정보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의약품 승인 후 CSR을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해 관계자들에게 약물 신청을 뒷받침하는 임상 근거와 FDA의 의사 결정 과정에 더 많은 투명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FDA는 CSR 중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각 제품별 주요 임상연구 보고서 본문, 프로토콜 및 수정안, 통계적 분석 계획 등을 게시할 계획이다. 이 정보는 의약품 승인 후 FDA의 파일럿 프로그램에 대한 웹 페이지에 게시되고, 의약품 승인 데이터베이스인 Drugs@FDA에 추가로 노출된다.

Gottlieb 국장은 "파일럿 프로그램의 한 부분으로 CSR을 공개하더라도 환자 개인 정보와 영업비밀, 기밀 정보를 계속 보호할 것"이라면서 "파일럿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파일럿 프로그램 확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과 이해관계자들의 니즈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ClinicalTrials와 FDA자료 연동해 임상연구 추적 돕는다

이와 더불어 미국 국립보건원(NIH) 데이터베이스인 ClinicalTrials.gov과 정보를 연동하는 방안도 내놨다.

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글로벌 임상시험 중 많은 수가 신약과 관련된 연구와 관련돼 있고, 이는 FDA 승인 신청서의 기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ClinicalTrials.gov에 있는 특정 임상시험을 추적해 이와 관련있는 제품 라벨 변경이나 승인 등 FDA의 결정과 연관짓기 어렵다.

이에 FDA는 향후 의약품 승인을 위한 FDA 자료에 ClinicalTrials.gov의 식별번호(NCT#)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 번호를 사용하면 ClinicalTrials.gov의 임상시험 목록과 특정 약물에 대한 FDA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쉽게 연결할 수 있어, 환자와 학계, 과학계 모두 식별 번호를 통해 임상 연구를 약물 개발 단계부터 규제 과정까지 쉽게 구분하고 추적할 수 있다.

Gottlieb 국장은 "FDA에서 하는 일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과학적 탐구를 진전시키고 공중 보건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 과학 정보에 더 많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FDA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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