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불가"...논란 끝에 접종계획 변경

정은경 질병청장 "3월말 이후 추가 임상자료 확보 후, 65세 이상 접종여부 최종 결정"

사진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 이브리핑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대상자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를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8세 이상 누구나 접종 가능하도록 품목허가를 했으나, 고령자에 대한 임상자료가 부족해 근거를 확보한 후 접종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중앙방역대책본부장·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장)은 15일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식약처는 한국아스트라제네카코비드-10백신주에 대해 고령자를 포함해 18세 이상 누구나 접종 가능하도록 품목허가를 했고, 주의사항 문구에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넣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식약처 품목허가에 따라 오는 26일부터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의 입소자와 종사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기존의 접종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정부가 접종자인 의료진에게 백신의 부작용 등 위험부담을 떠넘긴다는 지적을 제기했고, 이에 질병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미만에 대해서만 접종하는 방향으로 코로나19 2월·3월 예방접종 계획을 수정·보완했다.

질병청의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은 코로나19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단의 검토와 예방접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결정이다. 예방접종위 15명 중 13명이 해당 회의에 참석해 10명이 '고령자 접종 보류'에 의견을 모았다.

수정된 예방접종 계획에 따르면, 오는 26일 요양병원, 요양시설 등의 입소자와 종사자 중 만 65세 미만에 대해서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키로 했다. 65세 이상은 3월말 이후 확보될 예정인 미국 등 추가 임상정보를 검토한 후 결정하기로 했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의 고령자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 참여자가 660명에 그쳤고, 접종군과 대조군에서 확진자 발생 숫자가 적어 통계적으로 효과를 입증할만한 자료를 도출하기 어려웠다. 

정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이 65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고, 식약처 자문단도 65세 이상에 대해 '신중 사용'이라는 주의사항을 게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 같은 사안을 고려, 코로나19 예방접종률을 높이고 백신 수용성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접종대상자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만 65세 미만 27만 2000명을 대상으로 오는 26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1차 예방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접종 순서에 따라 고위험 의료기관의 보건의료인 35만여명,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인 7만 8000여명을 대상으로 3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65세 이상 요양병원,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는 3월말 추가적인 임상자료를 확보하고, 이에 대해 접종전문위원회에서 검토한 후 최종 접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접종 대상과 일정 변동에도 불구하고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목표를 유지하기로 했다. 정 청장은 "당초 65만명 정도가 접종 대상자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27만명을 1차 대상으로 접종계획을 세웠고 37만명정도는 65세 이상에 해당된다"면서 "65세 이상의 경우 2분기에 접종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고, 화이자, 노바백스 등의 백신도 추가로 공급이 될 것으로 보여 집단면역 형성 시기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바백스 백신 2000만명분(4000만도즈)에 대한 계약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노바백스 공급 등 나머지 백신 공급일정 확인되는대로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는 요양병원, 고위험 의료기관 등 의료기관은 자체 접종을 실시하며, 요양시설은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를 고려해 방문접종을 시행하되, 지역별 여건에 따라 보건소 접종도 시행할 예정이다. 

정 청장은 "아스트라 백신은 1바이알에 10명분이 담겨 있어 폐기량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각 기관별 접종자 수가 정해지면, 공급량을 확인한 후 폐기량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제백신공급기구인 코백스를 통해 도입되는 화이자 백신은 공급 시기가 다소 지연돼 2월말~3월초 정도에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며, 도입되는 대로 즉시 중앙 및 권역예방접종센터를 통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환자의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과 감염병전담병원 의료진 등 약 5만 5000여명을 대상으로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며, 자체 접종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정 청장은 "9월까지 전국민 70% 접종을 마치고, 11월에는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코로나19 예방접종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다만 변수는 공급의 불확실성과 변이바이러스인데, 범정부적으로 최대한 백신을 확보하고 철저한 방역조치를 이어가는 한편 백신의 효과평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보해 신뢰도를 높여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변이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차단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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