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보고제도, 16일 행정예고…의료계 반발 극심 "제도 정당성 상실"

보고 업무로 인해 현장 의료기관 업무 과다 극심…시장자율성도 무너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비급여 보고제도가 행정예고되면서 의료계가 우려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의료계의 큰 우려와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료법 제45조의2 개정으로 도입된 비급여 보고제도의 세부적인 사항을 규정한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 고시개정안을 12월 16일 행정예고했다.

의료계는 비급여 보고제도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직업수행의 자유 등 환자와 의료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자유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하는 관치의료적 발상임을 지적해왔음에도, 정부는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강행한 것이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비급여 진료행위는 상대적으로 필수의료가 아닌 진료에 대해 의사-환자간 자율적인 선택에 따른 결정으로 이미 의료기관 내부 및 홈페이지에 진료비용을 환자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고지하고 있다"며 "환자의 개인정보와 관련된 민감한 의료정보까지 수집·활용하겠다는 것은 개인의 기본권보다 관리 측면에서 비급여 통제를 우선시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협의회는 "지난 정부부터 건강보험 보장률 올리기에만 급급해 비급여 항목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비급여를 통제하려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은 시장의 자율성을 무너뜨려 의료기관간 가격경쟁과 환자유인을 유도해 환자와 의료기관간 신뢰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등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과거 보장성강화 정책이 현재 보험재정을 위협하고 선심성 행정에 비중을 둔 실패한 제도였다는 비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시의 기조에 필요했던 비급여 통제제도는 이미 그 명분과 정당성을 상실했으며, 이제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보험수가의 현실화가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도 비급여 진료 보고로 인해 현장의 업무가 과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개협은 19일 성명서를 통해 "비급여 진료 보고는 고사하고 이미 의료현장에서는 진료 이외의 행정 관련 업무가 너무 과도하여 의료기관이 존폐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현실이 이러함을 전혀 모르지 않을 보건복지부에서 비급여 보고를 어기면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개협은 "대개협은 이미 비급여 보고에 관한 법 개정에 대하여 그 위법성을 따져서 헌법소원을 주도하고 있다. 과도한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개인정보보호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개인정보의 자기 결정권 침해 등은 물론 빅브라더를 꾀하는 보건복지부의 행보를 수차례 지적했다"고 전했다. 

대개협은 "보고하라는 내용도 비급여 항목의 비용뿐만 아니라 진료 건수, 진료대상이 된 질환, 진료할 때 실시한 주 수술과 시술의 명칭 등을 요구하고 있어 단순한 정보 제공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빅브라더가 되려는 정부의 욕심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비급여 제도의 붕괴는 최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필수의료의 몰락보다 더 치명적인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선택권 보장이 아니라 오로지 비급여 의료를 통제하기 위한 초법적인 고시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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