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전담전문의는 엄연한 전문의, 인턴 역할과 달라...본사업 불투명 상황에서 단기간 대규모 확보도 불가"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입원전담전문의를 활용해 내년에 부족한 인턴을 대체하겠다고 발표하자,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5일 의료계는 의대생 국시 미응시로 인한 2000여명의 인턴 공백을 입원전담 전문의로 메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각 병원들은 입원전담전문의를 채용하기조차 어려웠는데, 이들에게 고유의 전문의 역할이 아닌 인턴 역할을 떠넘기면 대규모 사직 러시만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 입원전담전문의 특별위원인 서연주 여의도성모병원 전공의는 "복지부 장관은 입원전담전문의의 역할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 술기와 같은 인턴 역할을 대체하고자 만들어진 인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협 특별위원인 연세의료원 이강영 기획조정실장(외과학교실 교수)은 "인턴은 수련과정에 있는 수련의이고 입원전담전문의는 말그대로 전문의이기 때문에 역할과 성격이 아예 다르다"며 "이런 방안에 대해 아직까지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박 장관이 인턴과 입원전담전문의의 성격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고 이런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또 다른 의도가 숨어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뜩이나 입원전담전문의 지원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복지부 장관의 발언으로 사직자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월 말 전공의 파업 당시에도 전공의들의 공백을 입원전담전문의가 메운다는 발표에 이들은 대체 인력이 아니라며 발끈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 입원전담전문의는 SNS를 통해 "인턴 미수급 문제는 내년 1년으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4~5년 수련환경에 영향을 미칠 문제다. 하지만 그 문제는 입원전담전문의만으로 풀수 있지 않다"라며 "단지 내년만 어찌 버티겠다고 입원전담전문의를 인턴의 대체로 언급한 것이라는 그동안 입원전담의제도를 정착시키려던 의료계와 정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처사"라며 허탈감을 표했다.
내년 입원전담전문의제도 본사업 실행도 불투명한 가운데, 한꺼번에 인턴 인력 수준의 대규모 입원전담전문의를 구하는 것도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는 45개 병원 249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활동하고 있고 대다수 병원은 입원전담전문의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강영 실장은 "1년에 필요한 인턴이 3000명 가량이다. 이렇게 많은 입원전담전문의를 과연 단기간에 찾아서 바로 투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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