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간호법 대통령 대선 공약 아니야…오히려 공약과 '충돌' 우려"

18일 국힘 의총서 조규홍 장관 참석…"주치의 기반 커뮤니티 헬스케어 공약과 간호법 대치"

국민의힘은 18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당 소속 의원들과 간호법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사진=국민의힘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간호법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아닌 오히려 공약 사안과 충돌한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발언은 18일 오후 국민의힘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나왔다. 이날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의총에 참석해 간호법 관련 이슈를 설명하고 의원들 간 토론이 진행됐다. 

19일 국회 등에 따르면 조규홍 장관이 의총에서 우선 강조한 부분은 간호법이 대통령 공약 사항이 아니는 점이었다. 대한간호협회는 꾸준히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간호법을 공약으로 약속했다며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 장관은 이날 간호법 제정이 윤 대통령 대선 후보 당시 정식 공약에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적이 있고 해당 발언을 지키기 위해 이번에 내놓은 중재안에 처우개선 내용을 적극적으로 포함시켰다는 게 복지부 측 입장이다. 

중재안 내용을 보면 간호사 처우개선을 위해 종합계획 추진 의무화와 간호정책심의위원회 규정 신설, 간호인력지원센터를 광역시도별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한 조 장관은 간호법 제정이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했던 '주치의를 통한 커뮤니티 헬스케어' 정책과 충돌한다는 점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질병 중심이 아닌 환자 중심의 일차의료 정립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한국형 주치의' 제도가 이슈가 됐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는 후보 시절 의료와 돌봄을 통합한 형태의 커뮤니티 헬스케어 공약에 한국형 주치의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주치의 기반 커뮤니티 헬스케어 제도는 이미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보공단 일산병원에 '일차의료개발센터'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미국이나 유럽처럼 질환보다 환자 중심으로 진료체계를 구축하는 '한국형 주치의' 제도 도입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가 구상 중인 지역기반 환자 중심의 일차의료 모형은 의사 2명 이상의 진료의원에서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다학제팀으로 구성된 공급자가 주치의로서 환자 건강관리부터 방문진료, 비대면 관리, 지역의료자원 연계까지 제공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간호법은 정부가 그리고 있는 지역기반 일차의료 시나리오와 거리가 있다는 게 조 장관의 견해다. 

간호사 업무범위 확대와 단독개원 여지가 있고 의사협회와 간호협회 등 관련 단체간 갈등이 심화돼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의료 다학제팀 구성에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중재안에 '지역사회' 문구를 삭제하고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업무를 기존 의료법에서 규정하도록 수정했지만 간협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날 의총은 새로운 중재안 도출을 위한 당내 의견 합치의 자리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정적인 복지부 입장에도 불구하고 여당 내에서도 엇갈린 의견들이 나와 중재안 수정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간호사 출신인 최연숙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간호법이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총선을 고려했을 때, 간호법 통과가 '간호사 표를 여당 쪽으로 가져올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반면 다수 의원들은 관련 단체간 이견이 많아 합의가 가능한 방향으로 새로운 중재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27일 본회의 전까지 여야가 합의하는 간호법 중재안이 마련될 수 있느냐는 기자들 질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고 국민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합의하고 조정하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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