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혁신·팬데믹 속 미래 의학교육의 과제…앞서가는 기술 흐름과 다양성 교육 확보해야

충남의대 의학교육혁신센터 개소 심포지엄 개최, 정지훈 교수·김준혁 교수·이훈상 교수 특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등 기술이 혁신을 거듭하고 전세계가 코로나19라는 공동의 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대, 의학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10일 온라인으로 열린 충남의대 의학교육혁신센터 개소 심포지엄에 연자로 나선 전문가들은 신기술, 서사의학, 글로벌 보건 이슈 등을 주제로 미래 의학교육 혁신의 방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한양의대 졸업 후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의공학 박사를 취득한 모두의연구소 정지훈 최고비전책임자(CVO)는 “기술의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커졌지만 의대에서 관련 교육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라며 “의학교육도 좀 더 공격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터 기반 의학, 인공지능, 메타버스, 홈 헬스케어 기기까지 기술 발전에 따른 의료분야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의학교육의 변화 속도는 너무 더디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의대 졸업 후 전문의 과정을 거쳐 임상에서 진료를 하게 되면 정작 배운 지식 중 70~80%는 자기 전공이 아니라 쓰지 않게 된다”며 “반면, 기술 관련 지식은 계속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무엇이 중요한지를 생각해보면 전체 교육에서 30% 정도는 기술교육에 할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는 환자들의 정보가 클라우드에 쌓이고, 환자들이 이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는 식으로 의료의 양상이 변해갈 것”이라며 “과거처럼 의사가 이끌고 환자가 따라오는 시대가 끝나고 의사와 환자가 동일선상에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동행자가 될텐데 이런 문화적인 부분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치과대학 김준혁 교수는 그간 의학교육이 의사가 어떻게 말할 것인지에만 집중해 온 점을 지적하며 환자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교수는 “미래는 기술뿐 아닐 인간중심 의료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환자의 이야기에 반응하고, 감동하는 의료인을 만드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서사의학을 하나의 방안으로 제시했다.
 
의료인과 환자 모두가 함께 책, 시를 읽거나 영화, 그림, 사진을 본 뒤 생각과 느낌을 나누고, 이에 대한 글을 써 공유하는 방식인데 이를 통해 말하는 의사가 아닌 ‘듣는 의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설을 잘 읽을 수 있는 능력은 환자의 말을 잘 들을 수 있는 능력이다. 의료인과 환자가 문학을 진지하게 읽으면 우리의 의료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서사의학은 환자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의료인과 학생들의 감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자 훈련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제보건개발파트너스 이훈상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더욱 각광받고 있는 국제보건 이슈 관련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국제보건 이슈는 세계시민이자 의료인으로서 기본 소양”이라며 “국내 보건이슈에 국한하지 않는 글로벌 보건 이슈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다학제적 교육 기회 확대도 중요하다. 예과 기간에 단순히 생화학, 기초의학 관련 내용만이 아니라 사회과학, 경제학, 정치학 등 타 과목에 대해서도 학점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또한 “해외봉사활동 등의 단기체험은 물론이고, 학생들이 장기적으로 커리어 패스를 쌓아갈 수 있도록 수련과정 및 국내외 유관기관·단체들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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