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CBD·햄프 오일에 대한 환자 관심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메이요클리닉 연구팀, 치료가능성 시사 근거 증가하지만 제한적…임상연구 더 필요한 유망분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전세계적으로 의료용 대마 합법화 바람이 불면서 특히 만성 통증 완화 관련,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칸나비디올(CBD) 및 햄프(hemp) 오일 함유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18년 12월 농업법(The Farm Bill) 개정으로 햄프(hemp)에서 추출한 CBD 사용이 합법화된 이후 CBD 제품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연구팀이 CBD 제품과 햄프오일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최신 분석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끈다.

메이요클리닉은 내과전문의이자 메이요클리닉통합의학 프로그램 연구 디렉터인 브렌트 바우어(Brent Bauer) 박사팀의 CBD 최신 연구 리뷰 결과가 메이요 클리닉 회보(Mayo Clinic Proceedings) 9월호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CBD 오일이 만성 통증과 오피오이드 중독과 같은 질환을 치료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전임상 및 임상 근거가 증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CBD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임상연구는 아직 적기 때문에 의사가 유용하고 안전하다고 확실하게 말하기 전 사람을 대상으로 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CBD는 자연 발생되는 카나비노이드(cannabinoids) 성분 중 하나로, 대마류 식물에서 발견된다. 환각 증상 등을 일으키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delta-9 tetrahydrocannabinol, THC)과 달리 향정신 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인간에게 남용이나 의존 가능성을 일으키는 효과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갤럽(Gallup)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4%가 CBD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고, 사용 목적은 주로 통증(40%), 불안(20%), 불면증(11%), 관절염(8%) 완화 등 치료 목적이었다.

바우어 박사는 "CBD와 햄프오일은 항염증 효과가 있으며 수면과 불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여러 전임상 연구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는 여전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효능과 안전성에 대해 단정하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바우어 박사는 CBD 제품을 사용한 환자들 사이에서 간 손상에 대한 보고가 증가하는 것을 우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CBD 및 햄프오일 제품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그 잠재적인 가치와 안전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임상 연구가 진전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바우어 박사는 "헬스케어 제품은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CBD 제품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치료용 목적으로 승인을 받지 않았지만 환자들은 계속 이러한 제품들을 요청하고, 사용하고 있다"면서 "의사들은 이러한 제품에 대해 더 잘 알 필요가 있으며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 문제를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바우어 박사는 의사들이 CBD 제품을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러한 제품에 대해 가능한 많이 배우고 전문지식을 개발해 환자들의 관심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것을 권했다.

그는 "의사들이 CBD 제품에 대한 환자의 관심을 무시하지 말고, 이러한 주장에 대한 임상적 호기심과 건전한 회의감을 계속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면서 "만성 통증 관리는 여전히 환자와 의사의 도전과제이며, 이러한 치료법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유망 분야다. 만성 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위해 의사들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질문에 답하되, 근거에 기반한 접근법으로 환자들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CBD 와 햄프오일 제품이 다양하고 이러한 제품에 대한 규제는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단순히 CBD가 아니라 햄프나무에서 발견된 여러 화합물이 포함된 CBD 오일의 전체 스펙트럼에 대한 엄격한 안전성 연구가 수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동저자인 메이요클리닉 카렌 모크(Karen Mauck) 박사는 마리화나(marijuana), 햄프, CBD와 햄프 오일의 서로다른 구성 요소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으며 일부 임상의들은 이를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크 박사는 "식물 유래 CBD 정제 형태로 2018년 희귀 뇌전증 치료제로 승인받은 에피디올렉스(Epidiolex) 외 모든 형태의 CBD는 FDA로부터 승인받지 못했지만, 경구용 또는 국소 오일, 크림, 스프레이, 정제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면서 "다양한 양의 CBD를 함유하고 있으며, 다른 활성 화합물이 포함되거나 라벨이 부정확할 수 있다. CBD 또는 햄프오일을 사용하기 전에 잠재적인 부작용과 다른 의약품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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