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임원약사'는 많은데 의사는 왜 없지?
32개 상장사 고위직 중 의대 출신은 고작 15명
약사 임원은 140명…전 부서에 골고루 포진
의대 출신 제약사 임원은 왜 거의 없는 걸까?
제약사 고위직 곳곳에 포진된 약사와 달리, 의사는 제약사 임원에 오른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게이트뉴스가 사업보고서(금융감독원 공시)에 임원과 그의 전공내역을 명시한 32개 상장제약사를 분석한 결과, 전체 임원(547명) 중 의사 출신은 15명에 불과했다.
의대 출신 임원을 보유한 제약사는 9개사.
이 중 LG생명과학, 동화약품, 일동제약의 의사 임원은 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한양행, 대웅제약, 대화제약, 동국제약, 보령제약, 한미약품에는 각 1명의 의사 임원이 근무하고 있었다.
출신학교 별로는 서울의대 출신 임원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의대(5명)가 뒤를 이었다. 경희의대 출신과 한양의대 출신은 각 2명이었다.
제약의사들은 사외이사 및 감사로 자문을 해주거나 연구개발 업무에 배치돼 있었다.
반면 약대 출신들은 경영, 마케팅, 연구, 생산, 기획 등 전방위에서 고위직에 포진해 있었다.
이들은 32개 제약사 임원 총수(527명)의 26%(140명)를 차지했다.
이 중 서울약대 출신이 36%(51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중앙약대 24%(34명), 성균관약대 19%(26명), 경희약대 6%(8명) 순이었다. 충남대, 충북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덕성여대, 동덕여대, 전남대, 울산대 약대 출신도 임원직을 차지했다.
임원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마케팅 및 경영부서 업무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대부분 연구업무에 주로 배치되기 때문에 임원 비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의사들이 리서치보다는 개원 및 병원 취업에 관심이 높고, 제약사 유입이 많지 않았던 것도 큰 원인이다.
그러나 향후에는 의사들의 제약사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제약사에서 근무하는 한 이학박사는 "다국적 제약사뿐 아니라 국내사들도 제약의사를 많이 선발할 것"이라며 "의사들이 포진해야 신약개발뿐 아니라 마케팅, 세일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리서치 업무를 하는 의사들이 많아지는 추세"라며 "의사들 역시 제약사 근무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디컬 뛰어넘어 마케팅·세일즈 전방위에서 부각
다국적 제약사에서는 이미 의사들이 기존의 메디컬 업무를 뛰어넘어 중요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고객(의사)과 의학적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맡고 있다.
MSL(Medical Scientific Liaison) 혹은 FBM(Field Based Medicine)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의료진과의 개별적 임상 정보 교류, 의학적 소견과 이상반응 등 커뮤니케이션, 내부 직원 정보 제공 및 교육, 관련 기관과의 협력, 환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제작 등 다양한 역할을 해낸다.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시행된 후 기존 판촉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르면서, 메디컬 영역에서 의사들과 대면할 수 있는 MSL의 역할은 더욱 부각되고 그 인원도 증가하는 추세다.
평균 4~5명의 MSL이 다국적 제약사에서 근무하고 있고, 바이엘은 8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반면, 국내사의 MSL은 한 회사당 1~2명 수준이다.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아직은 다국적사 의사가 대부분이지만, 국내 제약사 인력도 금방 늘 것"이라며 "지금도 다국적사에서 일하던 제약의사들이 국내사로 이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들이 가진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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