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6월 의정협의체서 의대정원 증원 300명선에서 합의했나

당시 복지부는 합의, 의협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26일 의료현안협의체 재개 '분수령'

지난 6월에 대통령실과 대한의사협회 사이 의대정원 증원 합의가 이미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6월 26일 의협 측 해명 기자회견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하려는 가운데, 지난 6월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간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양측이) 당시 300명 선에서 합의가 됐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의대정원 확대 수혜 10년 뒤인데…여당 강세지역 학부모 공략용"]

실제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6월 당시 의료현안협의체를 앞두고 대통령실 관계자와 의협 집행부가 만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6월 8일 제10차 의료현안협의체 직후부터 보건복지부와 의협이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합의했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의료현안협의체 합의사항에는 "확충된 의사인력이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로 유입되는 구체적·종합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철저하게 이행한다"고 적혀 있다. 즉 합의사항에 의사인력 확충은 이미 전제돼 있는 셈이다. 

복지부는 당시 여러 차례 언론과 공개 발언 등을 통해 의대정원 확대 문제가 합의됐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반면, 의협 측 주장은 달랐다. "복지부와 명확히 합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의료계 내부 민심이 악화하자 의협 집행부는 6월 26일 해명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당시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필수의료사고처리특례법과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확충을 위한 환경 개선 등에 합의했지만, 의사 수 확충엔 합의한 적 없다"며 "의사 수 증원 논의는 선제적 과제가 해결된 이후 한참 뒤 얘기다. 경우에 따라 논의 자체가 안 될 수도 있고 의사 수가 많다는 결론이 나오면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한 의료계 관계자도 "의료계가 연구한 부분과 복지부 주장을 비교해서 인정될 수 있다면 어느 정도 의대정원을 늘릴 수 있다고 본다"라며 "다만 반드시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필수의료 지원에 대한 선행과제는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줄곧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독단적으로 합의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사진=의협 해명자료

한편, 의협과 복지부는 이달 26일 의료현안협의체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다. 19일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뒤 첫 논의 자리인 만큼, 정원 규모 등을 결정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회의에 의협은 기존에 협의체에 참여하던 인사들이 그대로 다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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