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약개발시 美FDA 승인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임상시험 설계하라"

큰그림 먼저 그린 뒤 초기임상 설계해야…초기 단계부터 FDA와의 밀접한 소통도 중요 포인트

사진: 큐어랜케어리서치 문한림 대표가 2019 바이오미래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많은 한국 바이오회사들이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경험이 적고 자본력이 부족한 소규모 회사들에게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 신청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 길고 험난한 여정이다.

이런 바이오사들을 위해 전문가들은 진입 적응증을 결정한 뒤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장 성공률이 높은 임상개발의 큰 그림을 그린 뒤 초기 임상을 설계해야 하며, 초기 단계부터 규제 기관과의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이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 조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2019 바이오미래포럼이 16~17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큐어랜케어리서치 문한림 대표와 안바이외(AhnBio) 컨설팅 안혜영 대표는 17일 열린 산업화세션에서 각각 '경쟁력 있는 임상개발 전략을 통한 글로벌 신약 승인'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한국 바이오의 발전방안 및 전략' 발표를 통해 FDA 승인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문 대표는 "임상개발 전략의 첫 걸음은 기전과 전임상 데이터에 입각한 진입 적응증 결정이다"면서 "진입 적응증은 크게 블록버스터가 될 만한 큰 적응증, 또는 미충족의학적 요구가 매우 높은 적응증으로 나눌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규제기관이 적응증 개발에 관심이 많고 데이터의 크기가 작아도 초기 임상시험 결과로 좋은 전망을 기대할 수 있다면 승인에 적극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진입 적응증의 결정은 현재의 표준치료와 더불어 개발 물질이 승인받을 시기에 포진할 약제들을 감안해야 하며, 진입 적응증의 승인 성공은 그 자체의 상업적 가치뿐 아니라 기업가치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단 진입 적응증을 결정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장 성공률이 높은 임상개발의 큰 그림, 즉 임상시험 3상의 디자인과 상세한 내용을 바탕으로 1상과 2상 임상시험 계획을 세우고, 1~2상에서 최대의 데이터를 얻기 위한 디자인을 구상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며 "FDA가 2018년 내놓은 'phase 1 expansion cohort' 및 'mater protocol'에 대한 지침은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다"고 했다. 이전에 승인받은 약이 무엇을 통해 허들을 극복했는지 보는 것도 하나의 팁이다.

임상 개발 계획과 더불어 실제 적응증을 얻었을 때 상업적인 성공과 소득, R&D 비용, 로열티, 특허권 기간 등을 따져 개발 물질에 대한 NPV(Net Present Value)와 ENPV(Expanded Net Present Value)에 대한 계산과 확인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또한 경쟁력 있는 가격과 의료보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임상개발 초기 단계부터 보건경제적인 요소를 감안해 임상시험 디자인에 반영해야 한다.

문 대표는 "컨설팅을 할 때 비즈니스 케이스를 분석하지 않거나 막연하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나 막상 개발하고 나니 비즈니스가 안될 수도 있다. 때문에 비즈니스 분석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CMC(Chemical Manufacturing Control) 준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신속 승인 프로그램을 통해 빨리 허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상업화 준비가 돼있지 않다면 꽝이다. FDA와의 유기적인 의논을 통해 랩스케일의 약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던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문 대표는 "임상개발은 약 개발의 가장 마지막 단계이고, 라이센스 아웃을 목표로 하더라도 약을 개발하면서 NDA와 BLA까지 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상개발 계획은 작용기전 및 전ㅇ님상 데이터와 현재 표준치료를 기반으로 세워야 하며, 진입 적응증이 시장에 도달하기까지의 핵심이 된다"면서 "모든 싱글 임상시험이 버려지는 것 없이 최종 NDA 패키지에 기여해야 하며, 엔드인마인드(end-in-mind)로 임상3상, 2상, 1상 순서로 반대로 생각해 정하는 것이 더 성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 대표는 FDA와의 유기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바이오기업들이 FDA에 미팅 신청하는 것을 어려워하지 말라고 했다.

안 대표는 "FDA는 제약회사와 파트너십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좋은 약을 빨리 자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가를 중요시여긴다. 제약사와 함께 소통, 협업, 혁신적인 개발을 같이 하는 것이 FDA의 미션이다"고 말했다.

또한 신약 개발의 성공 포인트로 "약을 개발할 때 라이센싱 아웃을 한다해도 이 약을 개발해 규제기관 승인까지 가겠다 생각을 하고 임상을 디자인해야 하는데, 이는 임상 2상, 3상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pre-IND 단계에서 타깃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약회사에서 많은 연구를 진행한 뒤 FDA와 미팅을 했는데 FDA가 원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다시 연구를 해야하는 불상사도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pre-IND 단계에서부터 FDA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효능과 안전성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약품 품질이다"면서 "품질은 FDA 가이던스가 아닌 법령으로 규제되는 사항이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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