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특이 치료제, 치료 효과 빨리 나타나…많은 약 나와 환자들이 치료 혜택 받는 기회될 것"

대한두통학회 조수진 회장 "편두통약 급여와 함께 두통 정도 측정할 수 있는 도구 급여도 필요"

사진: 대한두통학회 회장인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과거에는 편두통에는 진통제를 먹으면 되지 않나 생각했으나 편두통만을 위해 개발된 약제는 환자에게 많은 혜택을 줍니다. 트리탄 계열 약제가 급성기 치료제로 개발된 이후 20년 가까이 어떤 약들도 개발되지 않다 여러 연구에 근거해 2018년 3개 약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 갈카네주맙이, 올해 아조비가 승인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약들이 나올 예정인만큼 이제 환자들이 좀 더 병원을 방문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대한두통학회 회장인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가 14일 열린 한독테바 편두통 예방 치료제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 국내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조비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리간드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 항체 약물로, 항-CGRP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분기별 및 월별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게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10월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한두통학회 회장인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조수진 교수가 최근 개정된 대한두통학회 편두통 치료 가이드라인을 소개하고, 아조비의 국내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조 교수는 "편두통 환자의 3분의 1은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고 있으며, 전형적인 편두통으로 보이지 않아 진단이 지연되고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2019년 병원을 방문한 환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진단까지 평균 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체 편두통 환자의 33%가 예방이 필요하지만 실제로 예방 치료를 받는 환자는 3분의 1이 채 되지 않는다. 예방 치료는 3개월 이상 꾸준히 받아야 하는데 1개월 이후 치료를 중단해 치료 효과가 나올 만큼 치료를 유지하는 환자 비율이 적다"면서 "편두통 치료 경험과 만족도를 조사했을 때 만족한다고 답변한 환자는 절반이하로, 더 좋은 치료제와 더 좋은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대한두통학회는 2019년 삽화편두통 예방치료약물 지침을 마련한데 이어 올해 10월 편두통 예방치료약제 진료지침을 만들었다.

근거수준과 권고등급이 높게 추천되는 예방 약제로는 삽화 편두통에서 프로프라놀롤, 메토프로롤, 플루나리진, 토피라메이트, 다발프로엑스나트륨, 발프로산, 갈카네주맙, 프레마네주맙, 에레누맙, 엡티네주맙 등 10가지, 만성 편두통에서는 토피라메이트, 갈카네주맙, 프레마네주맙, 에레누맙, 엡티네주맙, 보툴리눔 독소 등 6가지가 있다.

이 중 CGRP 단클론 항체를 사용하는 것이 타 약제, 위약 또는 치료하지 않는 것에 비해 두통 완화에 효과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번 지침에서는 삽화 편두통에서는 다수의 무작위대조연구가 있고 부작용이 적어 예방약제로 사용하는 것을 권고한다. 만성 편두통에서는 1개 무작위대조연구가 있고 위약 대비 그 효과가 현저히 크기 때문에 사용을 권고하고, 편의성과 부작용 측면을 고려해 선호도가 높을 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다만 고가 약물인만큼 경제적 순편익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조 교수는 삽화성 편두통(Episodic Migraine, EM)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HALO EM과 만성 편두통(Chronic Migraine, CM)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HALO CM, 예방 약제 치료를 포기하거나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FOCUS, 장기 연구인  HALO LTS 등 아조비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소개했다.

HALO EM 연구에서 아조비는 월별 및 분기별 투여군 모두에서 월간 편두통 발생일수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켜 일차 평가변수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평균 편두통 발생일 수가 5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 역시 위약군에서는 27.9%에 그친데 반해 아조비 월 투여군에서 47.7%(P<0.001), 분기 투여군에서 44.4%(P<0.001)로 더 높게 나타나는 결과를 보여줬다.

HALO CM 연구에서 월별 아조비 투여군의 월평균 두통 감소일 수는 4.6±0.3일, 아조비 분기별 투약군은 4.3±03일, 위약군은 2.5±0.3일로 위약 대비 아조비군에서 유의하게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치료 효과는 첫 투여 후 4주차부터 관찰됐으며, 만성 편두통 치료에 효과적인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 모두에서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반응은 주사부위 반응이었으며, 치료 중단에 이르게 한 부작용의 비율은 아조비 투여군과 위약군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연구에서 환자의 79%가 1년간 치료를 유지하고 있었고, 삽화성 및 만성 환자군 모두에서 월 편두통 일수가 지속해서 감소했다.

조 교수는 "편두통 특이 치료제들은 치료 효과가 빨리 나타나 환자들이 좀 더 치료에 순응하고 유지한다"면서 "초기 한달부터 효과가 나타나 점점 증가해 한달에 한주 정도는 두통이 없는, 안아픈 날이 훨씬 많은 상태로 바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편두통 예방 치료는 환자의 질병 부담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편두통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환자가 말을 해야 알 수 있다는 것인데, 환자 스스로도 며칠 아픈지 모를때가 있다. 세부적인 진단 기준과 급여 기준에 대해서는 좀 더 심도 깊게 의논이 필요하다"면서 "환자들의 부담을 잘 줄일 수 있는 기준이 제시돼야 할 것이며, 환자들이 말하는 두통 정도를 잘 알 수 있도록 측정 도구에 대한 급여와 배려도 필요한 시기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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