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협 탓만 하지 말고 저수가 현실부터 개선하라

[칼럼] 김재연 대한개원의협의회 보험이사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원회 수석 부의장이 3일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7년 한국 의료 질 보고서를 인용해 우리나라의 2005년부터 10년간 연평균 경상의료비 증가율은 6.8%로, OECD 평균 증가율인 2.1%에 비해 3배가 높다며 증가율이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홍 부의장의 주장은 모순됐다. OECD 통계를 제대로 비교하려면 연평균 경상의료비 증가율이 아니라 의료비 지출 수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의료비 지출수준은 저수가 건강보험제도로 인해 OECD 평균에 비해 낮은 것을 애써 외면 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건강보험재정특별위원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상의료비는 105조원으로 OECD 평균 보다 낮다. 또 국내총소득(GDP)대비 경상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1%로, OECD국가 평균인 9.0%보다 2%p 낮다. 이는 헝가리 (7.2%), 슬로바키아(7.0%)와 비슷한 수준이다. OECD 국가 35개 중에서 보면 28번째다.

또한 국가가 공공 의료를 위해 투자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일차의료의 공공 재원 비율은 53.3%로 나타났다.  OECD 국가 중 에서 우리나라보다 낮은 국가는 그리스(50.6%)에 불과 하다. 사회보험을 채택하고 있는 일본(85.6%), 독일(78.9%), 프랑스(78.6%) 등은 모두 OECD평균(74.0%)보다 일차의료의 공공재원 비율이 높다.

민주당이 OECD 평균을 이야기하기 전에 저수가의 의료보험 수가로 일차의료의 의사들의 희생으로 지탱해 온 점부터 말해야 한다. 먼저 의료인들에게 고마움을 호소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싶다.

저수가 체계로 만든 국민들의 기형적인 과잉 의료기관 이용으로 국민 1인당 의사 에게 외래진료를 받는 횟수는13.2회(평균 6.7회)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환자 1인당 병원평균 재원일수는 16.4일로 OECD 평균 8일 보다 길었다는 점도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민주당은 편향된 시각으로 의사들과 맞서려 하지 말고, 과잉진료 부추기는 왜곡된 '건보 수가 정상화를 통해 보장성 강화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 의사 6명이 매달려서 7시간 이상을 수술하는데도 수술비를 163만원 받는 현실을 민주당 지도부는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

진료비 보장률이 원가의 63%로 OECD 평균에 못미쳐서 적자를 비급여로 보충하는 병원들, 수술비가 턱없이 낮아서 저가 치료재료나 입원비 등으로 편법 수익을 보전할 수밖에 없는 의료 현실을 이제는 민주당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문재인 케어 실행을 위한 의료계 협조를 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보건복지부에서조차 '적정 수가' 보상 추진을 인정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대한의사협회를 대표하는 최대집 회장의 인식수준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발언까지 했다. 그 전에 민주당부터 인식을 전환해야 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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