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 ‘선방’ 비대면 진료업계...제도화 ‘기대감’ 솔솔

메듭·나만의닥터 등 잇딴 투자 유치 성공...제도화 앞둔 업계 자정 활동 등 몸 사리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얼어붙은 투자 시장 속에서도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연이어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이목을 끌고 있다. 정부가 올해 중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 할 계획인 만큼 향후 제도화 형태에 따라 이 같은 추세에 더욱 탄력이 붙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5일 비대면 진료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 서비스 ‘메듭’의 운영사인 메디르는 최근 프리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누적 투자금 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21억원을 유치한 후 9개월만에 받은 후속 투자다.

메듭은 여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과 달리 동네 병원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 처방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이용자들이 평소에 다니던 병원에 비대면 진료를 요청할 수 있어 대면과 비대면 진료를 매끄럽게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사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메디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나만의닥터’를 운영하는 메라키플레이스가 약 62억원 규모의 프리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메라키플레이스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총 72억원이다. 

메라키플레이스는 오미크론 유행이 가라앉은 이후에도 다른 경쟁업체들과 달리 큰 폭의 성장을 이뤄내며 추가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시적 허용후 3년 경과...스타트업은 물론 제약사까지 뛰어들어

비대면 진료 시장은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약 3년의 시간 동안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20년 96만건 수준이었던 비대면 진료는 코로나의 지속적 유행 속에 올해 5월 기준 1000만건을 넘어섰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병원과 약국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진료와 약 처방을 받을 수 있는 ‘편의성’을 앞세워 이용자들을 끌어들였다.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눈도 비대면 진료 시장으로 향했다. 국내 비대면 진료 시장의 대표주자인 닥터나우는 지난해 6월 400억원 규모(누적 520억원)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2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굿닥 역시 지난해 5월 2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도 우후죽순 늘어났다. 현재 국내에서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만 약 20~30개에 달한다. 

스타트업들 뿐 아니라 기존 대기업과 제약사 등에서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KT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 대한 제약이 적은 베트남 시장을 정조준 하고 있고, 일동제약은 최근 약 배송 서비스를 제외한 비대면 진료 서비스 ‘후다닥케어’를 출시했다.

政, 올해 비대면 진료 제도화 예정...제도화 형태 관건

이처럼 비대면 진료 시장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이르면 올 상반기 중으로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에서도 기존의 더불어민주당 최혜영·강병원 의원 등 야당 의원들에 이어 여당 소속인 이종성 의원이 비대면 진료 제도화 법안을 발의해 둔 상태다.

그간 의료계를 중심으로 별다른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플랫폼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비대면 진료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는데, 제도화 과정에서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복지부와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를 재진·만성질환·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시행한다는 데에 일정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지만, 산업계는 현행 방식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 외에 약 배송 허용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제도화를 목전에 둔 업계는 자정활동 등에 나서며 자세를 바짝 낮추고 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지난달 총회에서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의 의무와 책임’을 의결한 데 이어 3일에는 비회원사들에게도 자정 활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하는 협조문을 보냈다. 전문의약품 활용 광고 중단,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 철저, 비대면 전문병원 제휴 제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원산협 관계자는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가시화되고 있는 비대면 진료 법제화에 대한 기대감 등이 업체들의 투자 유치 성공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 입장에선 지난 3년간 큰 문제 없이 진행돼 온 만큼 비대면 진료가 현행 방식대로 제도화가 이뤄졌으면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의료계나 소비자들과 충분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자리들이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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