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화. 대한민국 공공응급의료까페
대한민국 공공 필수 의료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의료는 오랫동안 필수 의료보다 비필수 의료 분야로 기울어진 상태로 발전해 왔다. 그로 인해 응급 의료, 중증 의료, 외상 의료 등과 같은 필수 의료는 늘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렸다.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한 악순환이 이어져 의료진들이 버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필자도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의료계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와 국회 형태에 대해 비판했다. 정부와 국회가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의료진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와 국회는 인력난과 의료 공백 현상에 대한 해결책으로 의대 정원 증가와 같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대책만을 계속 제시해 왔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모범적으로 해결하려는 곳이 있다.
경기도가 그동안 민간병원에서 위탁 운영하던 경기도립 정신병원을 인수해 올해 재개원할 예정이다. 최근 정신질환자의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응급 의료 체계의 허점들이 노출되며 여러 사건 사고가 발생해 국가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경기도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경기도립정신병원을 통해 경기도의 정신 응급 의료체계를 365일, 24시간 전담하는 병원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리고 재개원 절차에 맞춰 구인 공고를 냈는데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경쟁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이 붙을 정도로 사람이 몰린 이유는 업무가 편해서가 아니다. 24시간 상시 대기를 하며 경기도 1300만 인구의 응급 정신 상황을 대비한다는 것은 고강도의 업무량과 큰 위험성을 예고한다.
하지만 적절한 수의 인력 배치와 합법적이고 납득할만한 근무 환경, 근로 조건이 구인 조건에 제시됐고 여기에 많은 젊은 의료진들이 호응하고 있다. 의사 입장에서 아무리 힘들지만 공공의료에 기여한다는 자부심도 생길 수 있고 근로 조건 또한 합리적이니 지원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동안 악화만 돼왔던 공공필수의료 인력난에 대한 해결책을 자연스럽게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야심차게 출발하는 경기도립정신병원이 꾸준히 원활하게 운영돼 우리나라 의료 체계의 많은 문제점들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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