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대병원은 청탁금지법 대상…개인 친분 이용한 특혜 논란에 의료 현장 '과도한 요구' 우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흉기 피습 사건이 민주당과 서울대병원 간의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사건 당시 천준호 이재명 당 대표 비서실장이 직접 서울대병원 당직 교수와 통화해 서울대병원으로 즉시 이송돼 수술방과 중환자실을 비운 것이 일종의 '청탁'이었다는 지적이다.
13일 의료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1월 2일 천준호 비서실장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서울대병원에 A 교수 개인 연락처에 직접 전화를 걸어 전원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병원 응급의학과 A 교수는 "일반인이 전화 한 통으로 수개월 후까지 정규 수술이 예약이 꽉 차 있는 서울대병원의 수술 순서를 바꾸고, 환자로 미어터지는 중환자실을 비울 수는 없다"며 "천 비서실장이 사적 친분을 활용해 서울대병원으로의 전원을 부탁했다면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유인술 전 대한응급의학회 회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결정에 관여된 누군가는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며 "서울대병원은 국공립병원으로 김영란 법을 적용받는 병원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영란법, 정식명칭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누구나 직접 또는 3자를 통해 공직자 등에게 부정청탁을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탁금지법 제5조 '부정청탁의 금지' 항목에서는 '누구든지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등에게 부정청탁을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 시행 당시 의료계는 환자나 보호자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의료진에게 선물하는 음료수나 과일 등 사소한 선물도 받지 않는 등 청탁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해 왔다.
따라서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 대표를 둘러싼 특혜가 '청탁'에 의한 것이었다면 '김영란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서울중앙지검에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 천준호 비서실장 등을 업무 방해죄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한 바 있다.
임 회장은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행은 부당하기 그지없는 의료진에 대한 갑질이고, 특혜 요구이며,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 행위다. 특히 국민들의 진료와 수술 순서를 권력을 이용해서 부당하게 앞지른 새치기"라고 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응급상황이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응급상태였던 이 대표가 일반인 기준으로 '특혜'일지 모르지만 제1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한 정치 테러의 피해자라는 측면에서 일면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표가 어디에서 치료를 받았는지와 상관없이 그가 살았기 때문에 이런 논란도 있는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하지만 인간의 목숨은 모두 동등하게 소중하다. 이러한 특혜 논란으로 일반 환자들의 소외감이 커지고, 의료 현장에서 과도한 요구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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