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vs노바티스 차세대 노인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누가 선점할까

미국안과학회서 신약 파리시맙·브롤루시주맙과 루센티스·아일리아 직접비교 임상결과 발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 습성 노인 황반변성(wAMD) 치료제로 처방할 수 있는 의약품은 루센티스(Lucentis, 성분명 라니비주맙)와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가 유일하다. 이러한 가운데 로슈와 노바티스가 차세대 황반변성 치료제에 대한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나란히 발표하면서 향후 치료제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로슈(Roche)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안과학회 연례학술대회(AAO 2018)에서 신생혈관 노인 황반변성 치료 후보물질인 파리시맙(faricima, 개발명 RG7716)의 2상 임상 STAIRWAY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 파리시맙은 루센티스보다 주사 횟수는 ⅓ 이하로 줄이면서 지속적인 시력 결과(outcome)는 루센티스와 동등했다.

파리시맙은 앙기오포이에틴(angiopoietin)-2와 혈관내피성장인자(VEGF)-A에 동시에 결합하고 중화시키는 첫 이중특이 항체로 유리체내 주사하도록 설계됐다. 신생혈관 AMD에서 Ang-2는 VEGF와 상승 작용을 일으켜 시력 저하를 가져오고, 염증에 대해서도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노바티스(Novartis)도 같은 학회를 통해 후보물질인 브롤루시주맙(brolucizumab, 개발명 RTH258)과 아일리아를 비교한 3상 임상 2년 추적 관찰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에서 최대교정시력(Best-Corrected Visual Acuity, BCVA)은 아일리아와 비열등했고, 치료 1년 째 주요 망막결과, 2년차의 망막 체액 감소에서는 우월성을 보였다.

브롤루시주맙은 인간화된 단일사슬단편항체(scFv)다. scFv는 크기가 작아 조직 팀투력이 높고 전신 순환 시 신속하게 제거되는 특징이 있다. 브롤루시주맙은 전임상 연구에서 리간드(ligand) 수용체 상호작용을 예방해 VEGF 수용체의 활성화를 억제했다. VEGF 경로 억제는 신셩혈관 병변의 성장을 억제하고 망막 부종을 치료하며 시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HAWK·HARRIER 연구: 브롤루시주맙 vs 아일리아

노바티스는 18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접비교 3상 임상인  HAWK, HARRIER 연구 2년 데이터를 발표했다. 두 연구는 브롤루시주맙 6㎎과 3㎎(HAWK 연구만)과 아일리아 2㎎유리체네 주사의 효능과 안전성을 비교한 것으로, 브롤루시준맙은 주 또는 8주마다, 아일리아는 연구 시작 시점의 라벨 용량에 따라 2개월마다 한 번씩 투여됐다.

이전에 발표된 연구결과에서 HAWK와 HARRIER 모두 1차평가변수인, 48주차 BCVA 평균 변화 비열등성을 달성했다. 이번에 발표된 96주 추적 관찰에서는 BCVA의 평균 변화는 HAWK에서 브롤루시주맙 5.9글자, 아일리아 5.3글자, HARRIER에서 각각 6.1글자, 6.6글자로 시력 효과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두 연구의 2년 결과 임상 현장에서 주사 횟수를 결정하는 주요 지표인 IRF(intra-retinal fluid)와 SRF(sub-retinal fluid)을 가진 환자가 브롤루시주맙군에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롤루시주맙군에서는 96주째 중심영역두께(central subfield thickness) 감소가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황반변성 환자에서 CST 증가는 비정상적인 체액 축적과 부종의 주요 척도이며 시력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치료 96주째 서브 망막색소상피(sub-RPE) 체액이 있는 환자 수도 브롤루시주맙군에서 더 적었다. 브롤루시주맙군 가운데 1년간 성공적으로 12주 간격 용량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82%(HAWK), 75%(HARRIER)는 치료 2년 째에도 12주 간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프라빈 두겔(Pravin U. Dugel) 교수는 "이번 2년 데이터를 통해 노인황반변성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의 주요 목표인 망막 체액 감소에 관한 1년 연구 결과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러한 일관된 결과는 브롤루시주맙을 새로운 노인황반변성 치료제로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TAIRWAY 연구: 파리시맙 vs 루센티스

STAIRWAY는 파리시맙 6.0㎎을 16주 또는 12주에 한 번 투여하는 2개 요법과 루센티스 0.5㎎을 4주 1회 투여하는 요법을 비교해 52주간 평가한 연구다. 연구팀은 24주째 사전 정의된 활동성 질환을 보인 환자들을 무작위로 파리시맙 12주 또는 16주 용량으로 전환했다.

24주 뒤 파리시맙 치료를 받은 환자의 65%(n=36/55)에서 질병 활성화가 관찰되지 않았고, ⅔ 가량에서는 16주 용량 투여 가능성을 보였다.

BCVA로 측정한 초기 시력 개선은 16주와 12주 투여 용량군 모두에서 52주까지 완전히 유지됐다. 글자(letter) 검사결과 파리지맙 16주, 12주군은 연구 시작점 대비 각각 평균 11.4글자, 10.1글자가 개선됐고, 루센티스군은 9.6글자 개선됐다. 15글자 이상 획득한 환자와 15글자 이상 손실을 피한 환자 비율은 세 치료군에서 동등했다. 중심 망막 두께 감소도 세 치료군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STAIRWAY에서 관찰된 파리시맙의 안구 및 전신 이상반응 발생률은 루센티스와 유사했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관찰되지 않았다. 파리시맙의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은 유리체내 항-VEGF 치료제를 투여받은 습성 AMD 환자군에서 보고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로슈 글로벌신약개발 총괄 겸 최고의학책임자(CMO)인 산드라 호닝(Sandra Horning) 박사는 "현재 사용되는 항-VEGF 치료제는 주사를 위해 자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때문에 일부 환자는 과소 치료 받거나 시력이 저하되는 것을 경험한다"면서 "STAIRWAY 데이터는 파리시맙이 더 적게 주사하면서 표준치료보다 동일한 효과를 달성하고 유지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데이터를 근거로 파리시맙에 대한 글로벌 3상 임상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투여 기간 간격을 늘리기 위한 노력은 기존 의약품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리제네론(Regeneron)은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아일리아를 12주에 한 번 투여할 수 있도록 승인 받았다. 기존에는 4주 또는 8주 간격으로 투여 가능했다.

로슈는 임플란트를 이용해 루센티스 투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AAO 2018에서 루센티스의 지속형 약물전달시스템(long-acting port delivery system)에 대한 2상 임상인 LADDER 연구 데이터를 공개했다. 눈꺼풀 밑에 한 번 장치한 뒤 루센티스를 리필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연구 결과 리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의 중앙값은 15개월이었다.

#노인황반변성 # 로슈 # 노바티스 # 루센티스 # 아일리아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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