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일 정해 간호법 본회의 보내자" 발언, 복지위 전체회의서 나온 배경은?

간호협회 대 보건의료계 전체 구도 확대, 민주당 온건파 중심 법안 제정 속도 내기 조심스러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 제정 논의가 다시 난항에 빠졌다. 

앞서 지난 9일 개최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구체적인 기일을 정해 해당 날짜까지 간호법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되지 않으면 곧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며 사실상 본회의 부의를 위한 최후통첩이 나온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16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해당 발언은 민주당 내에서도 의견 합치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간호법안 통과를 밀어붙이기 부담스러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간호법 관련 갈등이 대한간호협회 대 보건의료계 전체의 구도로 확대된 점이 주요했다.   

의료계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를 비롯해 간호법 제정에 따른 직접적인 당사자인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까지 대부분의 보건의료계 직역들이 반대하고 있어 간호법 온건파들을 중심으로 법안 제정에 속도를 내기 조심스러워진 것이다.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간호법 갈등 구조가 간호협회 대 의사협회 혹은 간호협회 대 간호조무사협회 등으로 짜여졌다면 지금처럼 간호법 논의가 정체되지 않고 속도를 냈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일 대 다수 프레임이 굳어진다면 간호법 논의가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녹록치 않아지자 간호협회는 총력전에 나서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간호법 제정 총궐기대회'에서 5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신경림 회장과 집행부 13명이 삭발식을 감행했고 30일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 시도간호사회장 전원이 삭발했다. 이어 부산과 대구, 울산 등 영남지역 간호사와 예비간호사 등 1만여 명이 모인 총궐기대회도 12월 2일에 열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9일 오전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민주당 등 간호법 강경파 의원들은 간호법의 본회의 직접 부의를 기일을 정해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간호협회의 법안 제정 압박이 거세지면서 민주당 차원에서도 추가적인 액션이 필요했다. 이에 당내 의견이 조율되진 않았지만 간호법 강경파인 김민석, 김원이, 서경석 의원,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 등이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법사위에서 폐기된 법안이 91개에 달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기일을 정해 본회의 직접 부의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월 9일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간호법의 본회의 부의 여부가 직접적으로 표결에 부쳐지지 않게 되면서 해당 논의는 해를 넘겨 내년 2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월은 구정 등 일정을 고려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의 임기가 2월 말로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간협은 2월 내 간호법 통과를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꺼낼 수 있다. 이 경우 반대 목소리가 큰 의협이나 간호조무사협회 등 단체들과 절충안이 모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차기 간협 회장이 누가될 것인지는 간협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알 수 없지만 회장이 바뀌게 되면 지금처럼 막대한 동력을 다시 이끌어내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2월이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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