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다가온다. 일선 의사들의 바람이 의협에 모여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와 의협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먼저 의협 집행부가 되고자 하는 의사들은 협회의 구성과 조직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다양한 진료과와 직군으로 구성된 의협은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알고 난 뒤에는 조직구성원들에게 다가가고 이해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 정책은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정책방향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정해져 있고 그 정책 방향을 협회 구성원들은 대부분 알고 있으면, 자료도 충분히 축적돼 있다. 따라서 축적된 자료를 검토하고 연구해 합리적인 방향으로 제안하고 협상하면서 얻을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이 과정에 다시 지도자의 결정력과 리더십이 필요해진다.
2000년 의약분업 투쟁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 중에 하나가 의협이 '복덕방'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1970, 80년대 복덕방은 부동산중개를 하는 노인들이 모여 앉아 차를 마시고 이야기하는 사랑방같은 차원이었다. 노인들이 아무 목표나 발전없이 모여서 노는 곳을 빗댄 말이었다. 그러나 지금 의협은 그렇지 않아야 한다. 정책 변화 하나하나에 국민들의 건강도 관련돼 있지만 의사 회원들, 특히 젊은 의사들의 미래가 걸려있다. 복덕방식 회무를 하는 의협회장과 임원들은 없어야 한다. 따라서 젊은 의사들에게 더 많은 회무 기회를 주고 그들이 각종 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권장하고 보장해줘야 한다.
대정부 정부 협상이나 회의 과정에서 정부는 언제나 대외비를 먼저 요구한다. 정책을 수립하는데 발생하는 각종 잡음이나 논란의 소지를 줄이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협이 정부나 건강보험이나 각종 정책을 위해 참여하는 각종 회의나 위원회에 참석하는 담당 이사나 위원들, 그리고 집행부는 조용히 대외비로 일을 처리할 때가 많다. 이 때 사안을 잘 판단해서 공개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 사후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중요 사안은 회원들에게 알리고 판단하게 한 뒤에 의견수렴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협 대의원회가 반대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의협 회원의 뜻을 수렴하는 것이 대의원회인 것을 알고 있지만, 진정 회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물어봐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하나하나 떼어 놓고 볼 수 없다. 지금 언급하지 못한 많은 일들이 동시에 발생하고 급히 의사결정을 해야할 때도 있고 천천히 결정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미 계획된 것이므로 이 일에 대해 미리 학습하고 준비하고 회원들과 소통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 일을 일방통행으로 홍보하는 방식이 아니라 회원들의 의견을 듣는 창구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소통 방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세상이 매우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현재적 감각을 가지고 회원들을 이끌어갈 수 있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나의 주장만을 하고 다른 사람의 주장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도 내부적으로도 외면받을 것이다.
의협회장은 개인의 명예와 단순한 봉사의 자리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의 미래가 달려있는 자리다. 회무의 연속성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다음 집행부에 원만하게 인수와 인계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의협회장에게는 나무도 보고 숲도 볼 수 있는 지혜와 안목, 집행부 이사들을 통솔하고 회원들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 이를 바탕으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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