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분열과 편가르기가 아닌 회원 통합과 포용이 가능한 의협회장을 기다린다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 릴레이 기고]③ 최상림 경상남도의사회 의장 민초의사연합 임시대변인

올해 8월 의료계 파업과 9월 4일 의정합의 이후 전공의들은 아직 파업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대생들의 국시 미응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국회는 각종 의료계를 옥죄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 의료계는 그야말로 혼돈의 연속을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후보자 등록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로부터 차기 의협회장이 투쟁과 협상의 갈림길에서 회원들과 함께 갖춰야 할 덕목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를 차기 의협회장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에 반영해보고자 릴레이 기고를 마련했다.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글 싣는 순서, 마감순)
①여한솔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전 대전협 부회장
②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③최상림 경상남도의사회 의장
·민초의사연합 임시대변인
④이상호 국민의힘 보건위생분과위원장
·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
⑤송우철 전 의협 총무이사 
⑥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보험부회장·전 의협 기획이사
⑦안치석 충청북도의사회 회장 
⑧행동하는 여의사회 
⑨박상준 전 의협 경남대의원 
⑩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 수석부회장·전 의협 대외협력이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제 곧 2021년 대한의사협회의 41대 회장 선거가 임박했습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께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목적으로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는 '문재인 케어'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의료계는 그간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저수가에  대한 보완책으로, 건강보험 강제 지정제 하에서 의사 개인의 진료 자율성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수단으로 유지되는 각종 비급여 항목들이 급여화 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의협 임시대의원 총회를 개최해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2018년 의료를 멈추는 한이 있더라도 문재인 케어를 막아 낼 것이라고 공약한 현 최대집 의협회장이 제40대 회장에 당선됐습니다.

따라서 지난 2018년 제40대 회장 선거를 되돌아보는 것이 다가오는 제41대 회장 선거를 잘 치르고 가장 좋은 회장이 선출되는 결과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먼저 짚어볼까 합니다.

첫째로, 지난 40대 선거에서는 총 6명의 후보가 출마했고 현 최대집 회장은 불과 6000여표의 적은 득표에도 1위로 당선됐습니다. 이는 직전 2개년도 회비 납부자를 유권자로 했습니다. 주로 온라인 전자투표로 진행되는 선거에서 회비 납부율 저조로 인해 투표권이 있는 회원 숫자가 적어지고 회원들의 무관심으로 투표율도 낮았습니다.

반면, 출마한 후보는 많아 소수 득표에도 당선이 가능하고 이는 곧 특정세력의 집중적인 선거 작전으로도 얼마든지 당선이 가능한 선거제도였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짧은 선거운동 기간과 제한된 정보로는 평소 의협 회무에 관심을 두지않은 회원들이 후보를 정확하게 알고 선택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그것이 직선제 선거의 가장 큰 단점입니다, 즉 특정 후보의 진정성 없는 선정적인 공약에 휘둘릴 수 밖에없는 구조였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두 가지 단점이 극명하게 작용한 결과 최대집 회장이 당선됐고, 지난 2년 6개월 동안 의협은 회무의 난맥상으로 인해 3번의 불신임안 발의가 있었습니다. 지난 여름 뜨겁게 타올랐던 젊은 의사를 주축으로 한 투쟁마저도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외부로 향하던 투쟁 열기마저 내부 분열 양상으로 만든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그럼 이제 제41대 의협 회장 선거에 임하면서 어떤 대책을 마련해야 할까요?

첫째로, 선거 제도와 선거 과정의 보완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결선투표제가 도입돼 유권자의 과반수 득표를 받아야 당선될 수 있도록 정관이 변경된 것은 고무적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매우 부족합니다. 짧은 선거운동 기간의 제한된 정보 속에서도 회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들로부터 모든 자료를 제공받아 공개하고, 회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게 할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특별히 회비 납부와 투표권을 연계하는 것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재고해볼 것을 권고합니다. 피선거권은 당연히 회비를 납부의 의무를 다한 회원으로 제한해야겠지만, 모든 회원들이 투표권에 참여하게 하는 것도록 한다면 회장의 대표성을 강화하고 멀어져가는 회원들의 의협에 대한 관심도 다시 불러올 기회가 될 것입니다.

둘째로, 회원들이 후보를 상호 비교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제공해야 합니다. 즉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후보 토론회를 여러차례 개최해 KMA-TV를 통해 생중계하고 사전에 신청을 받아 지역의사회 뿐만 아니라 직역 협의회, 나아가 임의단체라해도 후보자를 초청토론할 수 있도록 해서 다양한 관점에서 후보 검증이 가능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출마를 염두에 두고 계신 후보자들께 부탁드립니다.

첫째, 직선제 선거의 최대 후유증은 회원의 분열과 편가르기입니다. 모든 당선자들이 당선소감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회원들을 포용하겠다고 말하지만 여기서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진정으로 편을 가르지 않고 선거과정에서 비록 타 후보를 지지한 인사라도 과감히 회무에 참여시키는 폭 넓은 탕평책을 펼치는 리더십을 갖춰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둘째, 지도자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책임을 질 줄 알고 비겁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는 정말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의협회장이 되시겠다고 뜻을 세우셨다면 이것들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회장도 실수하거나 잘못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잘못을 지적하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포용력과 자신감을 겸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셋째, 자신의 명예보다 의협과 회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협회장이 되겠다는 각오입니다. 이는 생각보다 실천하기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양지에서 멋진 회장이 시지 말고 음지에서 묵묵히 일 하며 공적은 휘하의 상임이사들 에게 돌리십시오. 잘못된 일에는 직접 나서서 수습하고 사과하는 멋진 회장의 모습을 이제는 회원들이 직접 보고 의협을 사랑하는 마음이 되돌아 올 수 있도록 하는 회장의 품격을 갖춰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두서없이 저의 바램을 풀어 놓았습니다. 다가오는 2021년, 정말 어려움에 처한 대한의사협회를 맡아줄 의인을 기다립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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