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한 소아외과 의사들…설마 정부와 국회의 해답은 공공의대 설립이 전부일까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152화. 드라마와 다른 필수의료 인력의 현실 

인기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는 5명의 젊은 의사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 5명은 각각 다른 전공을 하는데, 간담췌(간·담도·췌장)외과, 산과(산부인과에서 출산을 담당), 흉부외과, 신경외과, 그리고 소아외과를 전공한다. 그들의 삶은 고달프고 힘들어 보이지만 정의롭고 멋있다. 특히 재벌의 자제면서 소아외과를 이끄는 주인공은 정말 멋지다. 그는 아이들의 아픔에 함께 눈물을 흘리고, 병원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누군가의 구세주가 되기도 한다. 배우의 멋진 외모뿐만이 아니라 그의 소아외과 의사로서의 생활만으로도 그는 너무 멋있게 그려진다. 

현실은 드라마를 얼마나 쫓아갈 수 있을까. 드라마도 어느 정도 그들의 삶을 고달프게 그려내며 현실을 반영하지만, 진짜 현실은 더욱 처참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고대안산병원 오채연 교수 연구팀은 지난 5월 10일, 국내외 소아외과 인력 현실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의 발표에 따르면 국내 소아외과 의사는 총 49명으로, 아동 100만 명당 7.16명에 불과했다. 그에 반해 일본은 38.7명, 영국은 30.1명, 독일 24.1명, 미국은 20.5명이었으며 핀란드는 무려 105.2명이었다. 선진국에 비해 소아외과 의사가 최소 3배에서 많게는 10배가 넘게 차이나는 수치다. 

이들이 현장에서 불필요한 인력이라면 현실을 감내할 만하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소아외과 전문의에 의해 시행된 수술의 사망률이 일반외과 의사에 시행된 수술에 비해 낮았으며 이는 소아의 체중이 낮을수록, 미숙아일수록 크게 차이가 났다.

연구진은 향후 최소 63명의 소아외과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생률이 급감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어렵게 태어난 한 명, 한 명의 소아 생명이 소중하므로 인력 확보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게다가 이런 의료 인력 부족 문제는 소아외과 뿐만이 아니다. 드라마의 주연 5명이 속한 모든 과가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최소한 드라마보다는 현실이 더 나아야하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정치권과 정부는 어떤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까. 부디 공공소아외과전문대학이 그 해답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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