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선 최저임금 어떻게 될까? 개원가 이목 '집중'

최저임금위원회 5일 심의 개시...현 정부 급격한 인상에 재정난 개원가 "수가 정상화∙업종별 차등적용 검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결정될 첫 최저임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심의가 5일 시작되면서 개원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개원가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 우려가 커지면서 수가 정상화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검토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온다.

최저임금은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초기 2년에 걸쳐 16.4%, 10.9% 씩 크게 올랐다. 이후 2.9%, 1.5%가 인상되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고, 마지막 해에는 5.05% 인상돼 2022년 기준 9160원이 됐다. 2017년 6470원이던 최저임금이 5년 사이에 40% 이상 오른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는 의료계도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내원 환자 수가 급격히 줄었던 개원가가 이중고를 겪었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병원들은 폐업하거나 직원 수 감축 등의 고육지책을 동원하기도 했다.

차기 정부에서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크게 뛸 확률은 낮아 보인다. 실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는 5일 “최저임금이 너무 올라가면 오히려 기업이 고용을 줄이는 결과가 와서 서로 루즈-루즈 게임이 된다”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인수위원회 원일희 수석부대변인 역시 6일 브리핑에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국민 경제에 부작용이 매우 컸다는 문제 의식을 해당 분과 위원들이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상승률이 변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3%대를 기록해왔는데, 4%를 넘은 것은 지난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실제 노동계는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물가가 치솟고 있는 만큼 이를 최저임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원가 역시 물가 상승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수가 정상화는 요원한 상황에서 최저임금만 계속해서 오르다보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근로자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최저임금만큼 수가는 올라가지 않아 개원가가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워라밸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높아지며, 병원 직원을 더 늘려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란 점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 역시 “비급여 진료가 없는 대표적인 보험과인 소아청소년과는 사실상 정부가 원청인 셈”이라며 “그런데 원청인 정부는 수가 정상화 의지가 없어보인다. 제대로 가격을 매겨줘야 중소기업도 직원들을 잘 대우해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보건업을 포함해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한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종별 차등은 이미 최저임금법에 근거가 있지만, 노동계의 반대로 실제 적용된 사례는 1988년 한 차례에 불과하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이 최저임금의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을 공약한 바 있어 차기 정부에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 회장은 “물론 최저임금 제도가 노동자를 착취하는 구조로 가서는 안 된다”면서도 “노동 강도 등 업종별 상황을 감안한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정책을 세밀하게 설계하면 오히려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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