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경영 악화로 적절한 의료인력 채용 불가능…인력기준에 맞는 연계 수가 신설해야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대선 보건의료 정책제안서 7가지]⑥ 오수현 책임연구원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대선 보건의료 정책제안서 7가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내년 3월 대선에 대비해 국민건강과 올바른 보건의료제도 확립을 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보건의료분야 정책제안서’를 발간,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정책제안서는 ▲지역의료 활성화로 고령사회 대비 ▲필수의료 국가안전망 구축 ▲공익의료 국가책임제 시행 ▲의료분쟁 걱정 없는 나라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건강한 나라 ▲보건의료 서비스 일자리 확충 ▲보건부 분리 등 7가지 어젠다가 포함됐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원들의 릴레이 칼럼을 통해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봅니다. 

①이정찬 부연구위원 "급성기 병상 축소, 회복기·요양기 확대" 
②문성제 연구원 "필수의료 국가 책임제로 안전망 구축"
③박정훈 연구원 "민간의료기관 활용해 민관 협력체계·공익의료 지원"
④이얼 전문연구원 "의료분쟁 국가 책임제와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⑤임지연 연구원 "아이 낳기 좋은 나라"
⑥오수현 책임연구원 "인력기준 연계 수가로 보건의료 일자리 창출"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산업구조 고도화와 기술발전, 인공지능(AI) 등의 등장에 따라 고용 창출력이 저하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의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고용 창출의 어려움 속에서 서비스업은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냄으로써 고용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보건의료서비스분야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성장의 동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통계상으로도 2021년 3/4분기 기준 보건산업분야 종사자 수는 98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4.2% 증가했다. 이 중 의료서비스분야 종사자 수는 81만 2000명으로 총 종사자의 82.8%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조업과 비교했을 때도 약 2배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고령화 사회로의 진입과 건강관리서비스 수요 증대,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의 비약적 성장으로 인해 의료수요는 향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의료 수요를 적절히 충족시키고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은 곧 국민의 삶과 안전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증가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전체 일자리 중 보건의료서비스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으로 보건의료서비스 영역의 활성화를 통해 신규 고용 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는 국가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의료서비스 분야는 고용 및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타산업에 비해 높은 대표적인 서비스산업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의료기관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두드러진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과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등 매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의원급 의료기관의 의료인력 고용은 2020년 기준으로 전년대비 24.1%가 증가했다. 이는 상급종합병원(10.06%), 종합병원(7.83%), 병원(3.75%)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의료서비스의 노동집약적인 특성과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 의료 질 향상에 대한 압박으로 의료기관의 재정 부담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 반면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2020년 1분기 의원급 의료기관의 개업 대비 폐업율은 65.2%에 달해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나타냈으며, 코로나 19 상황의 장기화와 대형병원 쏠림 현상으로 인해 의료기관 경영 상황은 더 악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의료기관 운영의 정상화와 동시에 의료기관의 실질적인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투입 인력에 대한 수가로 적정하게 보상하고, 보상이 인력의 처우개선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수가체계 개선을 통해서 이뤄질 수 있다. 
 
의료기관의 인력기준에 맞는 연계 수가를 신설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의료기관은 일자리 창출 잠재력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투입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 간호인력, 의료기사, 감염전담 직원 등 의료인력 추가 고용시 수가의 신설 및 확대, 인건비 및 지원금 지급을 통해 새로운 인력 창출을 유도하고 이를 방역 및 돌봄 인력 등 보건의료서비스분야의 다양한 직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최근 예방적 건강관리, 맞춤형 만성질환 관리 및 노인과 장애인 등 소외계층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대되고 있다. 의원별 대상 질환을 추가하고 만성질환 시범사업을 확대해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지역내 의료서비스 질 제고와 고용 창출이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부도 지역사회 중심의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 개편에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이 체감할 수 있는 정부의 실질적인 지원은 아직까지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정책 개편이 시급하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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