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비인두도말 유전자증폭 검사(PCR)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많이 이뤄진 양성 여부 판정 테스트다. 손쉽고 간단한 검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종종 위험이 과소평가되면서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특히 PCR 검사건 수가 2020년 2월 처음 시행될 당시 13만건에서 2021년 12월 1742만건으로 대략 100배 이상 증가하고 최근엔 확진자 수가 대폭 증가, 하루에만 105만4032건(3월 2일 기준)이 검사되는 상황에서 그 안전성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우선 부작용이나 합병증 발생 빈도 자체는 많지 않다. PCR 관련 사고 빈도는 0.0012~0.026% 정도로 드물다. 그러나 워낙 PCR검사 수 자체가 늘어나면서 꾸준히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가장 빈번하게 보고되는 사례는 비출혈(코피)과 검사에 사용되던 면봉이 부러져 코 속에 잔류하는 경우다.
우선 비출혈은 혈관이 많은 비점막에 염증이 있는 경우 면봉에 의해 외상이 생기면서 발생할 수 있다. 비출혈이 생기면 경증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해외사례에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출혈로 이어지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비출혈을 막기 위해 의료진은 비강 호흡이 더 편한 쪽을 확인하고 저항이 있을 경우 강제 삽입을 피하는 쪽으로 검사를 진행해 면봉에 의한 침습을 최소화해야 한다.
면봉이 검사 중 손상되면서 코 속에 남는 경우도 자주 보고되고 있다. 검사용 면봉은 외부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비협조적인 환자로 인해, 혹은 검사 도중 단단한 접촉 등으로 인해 면봉이 부러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남아있는 면봉은 비강 내시경을 통해 제거되는데 제대로 된 검사를 위해선 면봉을 넣는 각도에 신경을 써야 한다. 비인두도말 방식은 콧구멍을 지나 입천장과 평행한 각도로 면봉을 밀어넣고 하비갑개 중하부에서 분비물을 긁어서 채취하게 된다. 만약 환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면 면봉도 위에서 아래로 기울려 각도를 맞춰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가장 심각한 부작용으론 뇌의 바닥 부분을 손상시키면서 뇌척수액이 새는 뇌척수액 비루(CSF Leakage)가 꼽힌다.
미국의사협회저널인에 소개된 사례를 살펴보면 탈장 수술 전 PCR검사를 받은 40대 여성은 뇌척수액 비루 증상을 겪었다. 여성은 검사 이후 양쪽 콧구멍에서 콧물이 계속 흐르고 구토와 미각 이상 등 이상반응이 생겼다.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한 결과 해당 여성은 비강 내 용종을 제거한 이력이 있었고 두개골 뼈가 완전히 닫히지 않는 뇌 척수증을 앓고 있었다.
영국 사회과학 학술지인 에서 PCR 검사로 인해 뇌척수 비루가 발생한 10번의 사례를 비교 분석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여자였고 5명이 뇌 기저부에 질환을 앓고 있었다.
뇌척수액 비루를 막는 안전한 검사를 위해서 면봉 삽입 각도는 비강 바닥에서 30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취약한 환자의 경우 대체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JKMS를 통해 논문을 발표한 고려의대 류임주 해부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코 중격과 인두 농양 등도 PCR 검사로 인한 합병증으로 볼 수 있다"며 "감염 상태에 따라 봉와직염, 유양돌기염, 패혈증까지 악화될 수 있다. 검사는 필요하지만 종종 과소평가되는 위험으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충분한 해부학과 임상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도 "환자의 머리를 뒤로 약간 기울여 비강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환자에게 절차의 경미한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눈을 감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이후 저항이 느껴질 때까지 면봉을 비중격을 따라 비강 바닥 바로 위의 비인두까지 부드럽게 삽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면봉을 구개와 평행하게 콧구멍에 삽입하고 면봉의 통과에 대한 저항이 감지되면 뒤로 물러나 비강 바닥에 더 가까운 다른 각도로 다시 삽입해야 한다. 면봉은 콧구멍에서 귀 바깥쪽 구멍까지의 거리와 같은 깊이에 도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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