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대표 "의료계 원격진료 입장 통일하자…1차부터 도입·대상 환자군 검토 필요"

" 거스를 수 없는 분명한 흐름...자원의 유한성 또는 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으로 폭넓게 접근해야"

카카오 헬스케어CIC 황희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카카오 헬스케어CIC 황희 대표가 원격진료와 관련한 정부와의 협상에서 의료계가 접근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원격진료가 이미 거스르기 힘든 흐름이 된 만큼 환자와 의료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의견을 통일하고, 이를 정부에 적극적으로 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구체적으로 1차 의료기관부터 점진적 도입, 원격진료 가능 환자 엄격 분류, 보상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다.

황 대표는 21일 열린 대한심장학회 스마트헬스연구회 동계 심포지엄에서 “원격진료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면 먼저 의료 직역단체 내부에서 목소리를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황 대표는 “소위 빅5병원이라 불리는 대학병원의 교수들과 나머지 대학병원, 1, 2차 의료기관 의사들의 원격진료에 대한 입장은 첨예하게 다르다”며 “1차 의료기관이나 나머지 병원 의사들은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 현상을 제일 걱정한다”고 했다.

이에 황 대표는 원격진료 도입 시 일정기간 동안 1차 의료기관에서만 시행이 가능토록 하고, 대상 환자도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원격진료 시행 시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는 “원격진료를 허용한다면 2차, 3차 병원은 5년 이상은 진입을 못하게 막고 1차병원만 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정부 측에 제안했던 적이 있다”며  “2차, 3차에 걸쳐서 5년, 7년 이런 식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간의 차이를 두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상 조건도 제한적으로 걸어야 한다”며 “진단명 수준이 아니라 검사나 투약, 처방 내역까지를 전부 다 검사해 원격진료가 가능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명확하게 갈라놓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소지가 굉장히 크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의료계 스스로 원격진료에 대한 관점을 넓힐 필요가 있다는 주문도 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선 원격진료를 의료접근성, 자원의 불균등성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본다”며 “의료계도 시야를 좀 더 넓혀서 정부와 협상 시에 원격진료를 정부가 갖고 있는 자원의 유한성 또는 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쓰겠다는 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 대표는 수가에 대한 고려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원격진료는 동일 자원과 시간을 투입했을 때 볼 수 있는 환자 수가 대면진료 대비 오히려 적고, 그만큼 의료기관으로선 유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수가를 그대로 두고 원격진료를 하라고 하면 병원들 병원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볼 수 있는 환자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경영상 직격탄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외계층, 저소득 계층에게는 수가를 올릴 비용을 더 내라고 할 수 없다”며 “그렇다면 시간이 돈이어서 추가 비용을 내고서라도 병원에 가는 횟수를 줄이겠다는 그룹들을 선별하고 이 그룹들은 자기부담금을 더 내는 모델을 만들더라도 보상체계는 명확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끝으로 “원격진료를 한다, 안 한다 차원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면 의료계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에 어떤 목소리를 전해야 병원이 원격진료를 할 동기가 생길지, 그리고 환자 진료에도 도움이 될지 고민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현실적”이라고 재차 의료계의 관점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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