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유행으로 보릿고개 중 개원가…백신 예방접종비 못 받는다?

요양급여비 선지급 상환‧예방접종비 상계처리 등으로 일부 의료기관 경영난 호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되지 않고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기관 지원 확대는 커녕 코로나19 예방접종비용까지 요양급여비 선지급금에 대한 상환비용으로 상계처리되면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의료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료계는 정부 측에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상환기간을 확대하고 예방접종비의 상계처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에 선지급 정산에 대한 상환기관 확대 요청 공문을 두 차례 발송했다.
 
지난해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정책이 시행됐고 현재 이에 대한 선지급금의 상환이 7월부터 3개월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이 요양기관에 지급해야 할 금액 중 코로나19 예방접종 비용까지 포함해 상계 처리되면서 일부 의료기관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위치한 한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원장 A씨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차원에서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상환기간이 조금 연기될 필요가 있다"며 "최근 다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경영난과 함께 지급돼야 할 예방접종 비용까지 상계처리되면서 당장 이번 달 경영에 큰 차질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의협은 지난달 4일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에 상환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어 지난 21일에도 상환기간 확대 요청 내용을 담은 공문을 재차 발송했다.
 
의협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접종은 특수한 재난적 상황에 따라 한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사항인 만큼 기존 요양급여비용과는 성격이 다르므로 상계처리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도 비급여 대상인 예방접종의 건강보험 적용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에 전액 국비로 부담해야 하고 향후 의료기관에 불리하게 작용해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명시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의료계는 예방접종비용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상계처리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요양급여비용 선지급 및 잔액반환 확약서' 제2조제1항에 따르면 선지급한 금액의 정산은 공단이 심평원의 심사를 거쳐 요양기관에 지급해야 하는 요양급여비용에서 3분의 1씩 분할상계하기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예방접종비용은 심평원의 심사를 거치는 사항이 아니고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 등록을 하게 되면 질병관리청에서 기준 자체검증 후 위탁의료기관으로 지급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계처리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논리다.
 
의협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1000명이 넘는 등 4차 대유행으로 의료기관의 재정적 어려움이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의료기관 지원 확대는 고사하고 예방접종비까지 상계 처리하고 있으 매우 큰 유감"이라며 "정부는 예방접종비의 상계처리를 중단하고 선지급금 상환기관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7월~12월)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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