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요구한 필수의료 지원 보상 확대·공공정책수가 도입…반대하는 비급여 관리 강화방안도 포함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역 내 중증진료 역량 강화를 위한 의료체계 및 공공정책수가 및 의료인력 확보 방안을 담은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예고됐던 중증‧응급, 분만과 소아진료 지원체계가 중점적으로 담긴 가운데 의료계가 반대하는 비급여 관리 강화와 의료인력 확충 계획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31일 중증‧응급, 분만, 소아진료 내용을 중심으로 담은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공개했다. 복지부는 향후 중증‧희귀 난치질환, 중증응급 정신질환, 전문의료인력 희소분야 등 추가 지원이 필요한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후속대책도 하반기 중에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복지부가 제시한 주요 추진방향은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제공 ▲필수의료 지원 공공정책수가 도입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등 3가지로 각 추진방향을 달성하기 위한 9가지 과제를 소개했다.
‘중증응급의료센터’ 지정, 상급종병의 ‘중증진료’ 기능 강화, ‘순환당직체계’ 도입
먼저 복지부는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제공을 위해 △의료기관 진료역량 강화 △권역 내 협력체계 구축 △분만‧소아 진료 접근성 강화 등 3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의료기관 진료역량 강화에는 최종치료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이 각급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될 수 있도록 현재 40개의 ‘권역응급의료센터’를 50~60개 ‘중증응급의료센터’로 개선 확대한다.
지정된 중증응급의료센터는 뇌출혈, 중증외상, 심근경색 등 급성기 치료가 사망 위험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질환의 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를 담당하도록 중증응급센터로 지정된 기관만 질환별 전문센터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해 응급실과 후속진료 간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고위험 심뇌혈관질환도 골든타임 내 고난도 수술이 상시 가능하도록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지정 기준에 실제 치료역량 기준을 추가하여 재평가하고, 실제 수요 및 자원 분포를 반영한 진료권 설정 후 그에 맞춰 재지정한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진료 기능도 강화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진료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입원환자 중 전문진료(중증질환 등) 비율을 상향 조정하고, 단순진료 및 외래 경증 비율 하향 조정하며 입원 중증환자 비중에 따른 가점을 신설한다.
복지부는 권역 내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개별 병원에서 24시간 365일 대응이 어려운 질환에 대해 응급의료 자원 현황을 바탕으로 병원간 순환당직체계가 도입된다. 주요 응급질환에 대해 지역 내 최소 1개 병원에서는 최종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당번 요일에 상시 당직 의사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사업이 올해부터 실시된다.
또 응급의료 및 환자 이송체계 개선을 위해 소방청과 협업을 통해 실시간 정보수집관리 강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제4차 응급의료기본계획도 올해 상반기 중 발표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분만‧소아 진료 접근성 강화를 위해서는 현행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를 중증-일반 모자의료센터-지역 분만기관으로 개편해 중증도에 따른 역할 분담 및 연계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안전하고 효율적인 모자의료 진료체계 개편을 위한 건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분만 전후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산부인과 1인실 비중도 확대한다.
소아 환자 진료 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을 5개소 지정하고, 소아암 전문의로 구성된 지역별 협력진료에 대한 보상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를 확충하고 야간·휴일에 소아 외래진료 확대 및 보상 강화, 24시간 소아전문 상담센터 시범사업도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고난도 중증의료, 분만‧소아진료 ‘공공정책수가’ 도입…기관 간 협력체계 구축 보상
복지부는 ▲필수의료 지원 공공정책수가 도입을 통해 필수의료분야를 대상으로 의료서비스 질과 성과 보상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고난도 중증의료 인프라 집중 지원 △수요부족에 대응한 인프라 유지 지원 △기관간 연계‧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지원을 추진한다.
복지부는 고난도 중증의료 인프라 집중 지원을 위해 뇌동맥류·중증외상 등 응급 수술‧시술에 필요한 상시 대기 및 추가 자원투입에 대해 보상을 강화하고, 중증․응급환자의 응급실 내원 24시간 내 최종치료에 대한 가산율도 확대된다.
중환자실 인력 및 시설 확충을 위해 중환자실 전문의·간호사의 적정배치를 위한 수가 체계를 개선하고, 집중치료실 설치·운영에 대한 보상 강화, 응급전용입원실 설치에 대한 보상도 도입된다. 또 중증소아 진료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시범사업’도 올해부터 시행된다.
저평가된 수술 및 입원 등 항목 보상도 강화된다. 먼저 가산제도 개편으로 확보된 재정은 외과계 수술과 입원 등 영상‧검사 대비 저평가 분야의 상대가치 보상 강화에 활용하기로 했다. 고난도·고위험 행위에 대한 추가 보상도 진행된다. 먼저 심뇌혈관질환 분야부터 우선 적용되며 수술 및 처치행위도 단계적으로 추가 보상한다.
복지부는 수요부족에 대응한 인프라 유지 지원에는 분만 기반 유지를 위한 지역수가 및 안전정책수가가 지급 방안이 담겼다. 특히 고위험 분만 지원을 위한 시설 및 인력을 갖춘 분만의료기관은 그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검토된다.
신생아와 소아입원 진료에 대한 수가도 개선된다. 특히 병·의원급 신생아실 입원 보상을 확대하고 소아 중환자실 입원료 개선 및 소아의 일반병동 입원에 적용되는 연령가산도 개선된다. 중증소아 재택의료 지원과 지역사회 소아청소년과 일차의료 지원을 위한 소청과 전문의 아동 주치의 시범사업도 추진된다.
기관간 연계‧협력을 위한 네트워크 지원에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진료 강화 및 지역 의료기관과의 연계·협력 체계 구축에 대한 기관단위·성과중심 보상체계가 도입된다.
상급종합병원이 지역 병·의원에서 적정 진료를 받도록 네트워크를 구성·운영해 외래진료를 감축하고, 본연의 기능인 중증진료 강화 성과를 보일 경우, 이에 대해 보상하는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응급진료협력체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 병원 간 협력체계 운영비용과 전원 조정에 대한 보상을 마련하기로 했다. 심뇌혈관질환 역시 진료협력체계에 대한 실적을 평가해 보상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분담 확대, 의료인 형사처벌 특례 검토…비급여 보고, 의료인력 확충
마지막으로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과제에는 △근무여건 획기적 개선 △지역‧과목 간 인력 격차 최소화 △교육‧수련 강화 및 전문 의료인력 확충 등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근무여건 획기적 개선에는 그간 의료계가 요구해 온 당직 제도 및 근무시간 개선, 의료사고 부담 완화 및 자긍심 고취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분야별·지역별 근무여건, 인력수급 추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당직 후 휴식시간 보장, 전공의 연속근무(36시간) 등 개선이 추진되며 불가항력 의료사고 시 보상 금액 및 국가분담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의료인 형사처벌 특례 등 의료인의 형사처벌 부담을 완화하고 의료사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필수의료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 중증․응급 수술,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에 헌신한 의료인 대상 ‘(가칭)한국의 의사상’ 도입이 추진된다.
복지부는 지역‧과목 간 인력 격차 최소화에는 지방 의과대학 지역인재 모집 확대와 전공의의 비수도권 배치 비율 확대, 의사면허 취득 이후 지역에서 수련 받고 지역에 근무할 수 있도록 연속적 기전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과목별 의료이용량·질병양상 변화, 육성 필요성 등을 고려한 전문과목 정원 조정도 추진된다. 이에 따라 올해 중 전문과목별 전문의 수급추계 등을 통해 과목별 정원 배정원칙 마련할 예정이다.
지역별 불균형적 병상 분포 해소를 위해 ‘병상수급기본시책’을 수립하고, 시‧도와 협업을 통해 지역별 병상 관리도 강화한다. 중앙병상관리위원회 중심으로 시‧도 ’병상 수급 및 관리계획’ 평가 및 계획 집행 실적 모니터링도 진행된다.
예고됐던 비급여 관리도 강화된다. 비급여 보고제도 시행 및 보고항목 확대를 통해 정보 비대칭 완화하고 합리적 선택을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복지부는 실손보험 연계관리 방안도 제시했다. 비급여 진료를 받은 만큼 보험료가 오르는 할증 제도가 도입된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 활성화 및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실손보험 보장구조 개선 지속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교육‧수련 강화 및 전문 의료인력 확충에는 전주기에 필수의료 교육과 수련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의대 교육과정에서 필수의료 임상수련 강화하고 외상·소아심장·감염 등 특수전문분야 의사 양성을 위한 실습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필수의료분야 전공의는 수련 중 수술·처치 등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내실화 지원하고, 전문과목 내 세부분야 간 통합적 진료가 가능하도록 세부전문의 수련과정 개편도 지원한다.
특히 복지부는 지역 의사부족, 필수분야 의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적정 의료인력 확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1월 26일부터 시작된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간의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진료지원인력 관리·운영을 체계화하기 위해 올해 12월까지 진료지원인력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진료지원인력이 포함된 팀 단위 수술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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