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던 3차 감염이 발생했고, 감염자 중 사망자가 나왔다.
대중들은 메르스와 관련, 보건당국의 초기대응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고, 정부가 보여준 무능함을 세월호 사건 때 실망하게 했던 모습의 연장으로 간주한다.
반면 어떤 의사는 국내에서 단 한 번도 진단 기록이 없었던 메르스를 뚝심있게 의심해 본인이 옳다는 것을 밝혀냈고, 대중들은 그를 숨은 영웅으로 칭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의 무분별한 감염 전파는 정부에 일차적 책임이 있다.
그것은 정부 스스로 인정한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몇몇 감염자들의 전파 경로를 파악해 보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기자는 그것이 메르스 전염 사태가 남긴 유일한 긍정적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아파서 입원한 친인척을 방문해 위로하고 격려하는 행위는 우리의 좋은 미덕이다.
이 '정을 나누는 행위'는 요즘 같은 각박한 시대일수록 더 필요한 것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중들은 병원이란 곳이 무엇을 하는 장소이며, 입원중인 환자한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교통사고 때문에 입원한 정형외과 환자처럼 특정한 원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신체 기능 저하가 오는 경우도 있지만, 꽤 많은 환자들은 만성질환이 악화해 입원 치료가 절실한 상황에서 병원을 찾는다.
고령에 만성질환까지 더해진 환자들은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 이런 상태에서 단순한 감기가 폐렴으로 진행하는 최악의 경우, 생각하기 싫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그래서 병원은 항상 청결하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가장 적은 곳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 '정을 나누는 행위'를 위해 많은 문병인은 외부에서 온갖 세균과 바이러스를 몸에 묻혀 병원을 자유롭게 들락날락한다. 그들에게 병원의 시간 규율이나 장소 제한은 안중에도 없다.
<출처 :세브란스 병원 블로그, >
그들은 병원에서 '바이러스 교환'을 한 후 유유히 사라진다. 그것은 입원했던 환자, 문병인뿐만 아니라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다른 환자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
다인실이 많은 국내 병원에서는 더욱 그렇다.
문병인은 병원이란 곳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만, 이번 메르스 전염 사태에서도 보았듯이 병원은 '만만치 않은 곳'이다.
일부 감염자는 병문안을 통해 전염되었다.
병원에 들어섰다가 나가는 행위 하나가 많은 바이러스와 세균을 퍼 나를 수 있다. 따라서 그 행위는 적을수록 좋다.
식사량이 적어진 환자를 위해 입맛 돋우는 별식을 사오고, 돈 봉투(위로금) 받네 마네 하며 승강이를 벌이다가 환자 침대 이불 속에 순식간에 꽂아 넣고 튀는 행위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그런 좋은 뜻을 가진 행위도 병원에서만큼은 예외를 두자.
병원은 아픈 사람, 그것도 외래에서 치료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곳이지 단순히 쉬는 곳이 아니다.
아플 때 만큼은 환자를 병원에 내버려 두는 것이 결국은 모두를 위한 길이고, 그것이 옳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지금 대중들이 느끼는 '병원에 대한 공포'는 지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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