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테크] 미국 수면보조제 시장 10% 성장 중...알약에 음료형, 전자담배형까지 출시

동국제약, 휴온스, SK바이오팜 등 국내 제약회사들도 수면 관련 제품 연구개발 투자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수면장애환자가 증가하면서 기존의 침구, 가구 기업 뿐 아니라 제약사, 통신사, 핸드폰 제조사 등 국내 대기업들까지 수면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수면보조제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들도 속속 관련 제품 개발, 출시에 나서고 있다.

수면장애는 건강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음에도 낮 동안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 또는 수면리듬이 흐트러져 있어 잠자거나 깨어 있을 때 어려움을 겪는 상태다. 수면장애 종류로는 불면증,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등이 있다. 원인은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 생리학적 과각성, 비만, 만성신부전, 철결핍, 고령, 가족력 등 매우 다양하며,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다르다.

미국은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된 수면보조제 시장을 중심으로 두자리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제약회사들도 수면과 관련한 제품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수면보조제 시장 성장세..미국은 이미 두자리 성장률 보여
 
사진 = 다양한 수면보조제와 판매액 변화 추이 유로모니터 제공(단위: 백만 달러).

수면이 심혈관계와 체중 관리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수면 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동시에 수면보조제 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생활 패턴의 변화와 심장병, 우울증, 당뇨 등 각종 만성질환 등으로 3명 중 1명이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성인 8.2%가 일주일간 4회 이상 수면을 위한 약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미국 시카고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30%가 단기적인 불면증, 10%가 만성 불면증을 겪는 등 현대인의 삶의 질 저하를 일으키는 수면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수면보조제 시장은 2019년 기준 전년대비 10%의 두자리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 규모는 10억 3400만달러(약 1조 2548억원)에 달한다.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평균 5%씩 상승해 오는 2024년에는 13억달러(약 1조 5776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사진 = P&G의 ZzzQuil 다양한 제품군과 관련 어플리케이션.

시장이 커지면서 기존의 알약 보조제 형태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수면보조제들도 나오고 있다. 실제 솜프렌즈는 솜슬립이라는 캔 음료를, NV 뉴트리션의 뉴트로베이프는 전자담배형 제품을 선보이면서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수면 활동에 대한 분석·권고사항을 제공하는 슬립사이클, 슬립와치 등도 출시됐다.

이외에도 중추신경계를 억제해 수면시간을 늘리는 기존의 수면제와는 다르게 자연스럽게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등 천연 성분의 보조제들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수면보조제 시장 선두인 피앤지(P&G)의 ZzzQuil은 지난해 액상, 껌, 알약 등 다양한 형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지난해 시장성을 인정받아 유니레버 사에 인수된 올리 역시 수면껌 형태의 멜라토닌 제품과 어린이용 수면보조제 등을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적법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불안감과 염증을 완화하는 CBD(카나비디올, Cannabidiol) 제품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코트라 김수현 미국 시카고무역관은 "건강, 사회생활, 업무 등으로 인한 현대인들의 수면시간 감소는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인구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 등이 맞물려 수면보조제 시장은 호황을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이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천연성분으로 제작된 제품에 대한 인기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부작용이 적고 천연 성분 함유율이 높은 제품의 인기가 상승하는 전반적인 흐름에 따라 판매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하는 기업은 현지의 규정에 맞는 성분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꼭 필요하며, 관련 앱이나 기기를 결합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 등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마인트롤 광고 동국제약 제공.

국내 제약사들도 수면 관련 제품 출시 속속 

수면에 대해 다소 저조한 관심을 보여왔던 국내 제약기업들도 최근 관련 제품에 대해 적극적인 개발·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수면 관련 제품을 연구하거나 출시한다고 발표한 회사는 동국제약, 휴온스, SK바이오팜 등이다. 

동국제약은 지난달부터 식물 성분으로 만든 무기력증·수면장애 치료 일반의약품인 마인트롤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마인트롤은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의 분비 조절을 통해 무기력증을 개선하는 원리로, 무기력증, 불안, 우울 등 심리적 증상 외에도 잠들기 힘들거나 새벽에 자주 깨는 수면장애에 효과가 있다.

동국제약 마케팅 담당자는 "지난해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약 48%의 응답자들이 무기력증을 경험했다"면서 "심리적 피로감, 의욕저하, 수면 장애, 우울감 등이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이는 일시적인 기분 변화나 단순한 체력 문제가 아닌 `심리적 무기력증`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TV광고·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휴온스도 수면산업 진출에 나섰다. 지난해 1월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기능성 소재(HU-054)를 개발, 아주대학교 약학대학과 기술 이전 및 공동연구 개발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7월 전자약 전문 스타트업 업체인 뉴아인과 전자약 공동개발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휴온스 엄기안 대표는 "HU-054는 기존 수면제들과 다른 새로운 기전으로 수면 개선 효과를 보이는 만큼 연구에 매진해 빠르게 상품화를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최근 고령화로 약물이나 수술로 치유가 어려운 질병이 많아지면서 전자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 개발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고히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을 발굴해 임상 1상 시험을 마친 후 수면장애 질환 글로벌 1위인 재즈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에 기술 수출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인수해 임상 3상을 완료·미국 등에서 판매 중이다.

회사측에 따르면 솔리암페톨은 기면증 성인 환자들과 지속적 양압호흡기 치료(CPAP)와 같은 일차 수면무호흡증 치료 요법(primary OSA treatment)으로도 주간 졸림증 치료에 있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성인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의 각성상태를 개선하고, 주간 졸림증을 완화하는 치료제다.

미국에서는 수노시라는 제품명으로 판매가 시작됐으며, 유럽에서는 솔리암페톨이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과도한 주간 졸림증을 개선하는 성인 대상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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