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이 의료생협형 사무장병원을 개설한 비의료인에게 3억여원 환수처분을 내렸지만 법원이 행정처분 취소 판결을 선고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의료생협 개설자인 박모 씨에게 3억 4천여만원 환수처분을 내린 것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박씨는 2008년 8월 S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부속 C의원을 개설해 운영하다가 다음해 10월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원고는 지난해 3월 사무장병원을 설립, 의료법 위반죄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그러자 건강보험공단은 원고가 2008년 9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속임수나 그 밖의 부당한 방법으로 요양급여비용 3억 4천여만원을 수령했다며 환수결정 통보 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이 사건 요양급여비용 수급 행위는 건강보험법이 개정된 2013년 5월 22일 이전에 이뤄진 것이므로, 환수처분은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고 항변했다.
2013년 5월 22일 개정된 건강보험법 제57조 제2항에 따르면 건강보험공단은 보험급여 비용을 받은 요양기관이 사무장병원에 해당할 경우 해당 요양기관을 개설한 자(사무장병원 원장)에게 그 요양기관(사무장)과 연대해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수 있다.
사무장병원이라 하더라도 건강보험법이 개정되기 이전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만큼 요양기관에 환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법원도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건강보험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의료인의 면허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대여받아 요양기관을 개설한 자에게 요양급여비용을 환수할 법적 근거규정이 없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재판부는 "이 사건 요양급여비용 수급행위는 건강보험법 개정 이전에 발생한 것이어서 개정된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면서 "건강보험공단의 환수통보는 위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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