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7000여명씩 쏟아지고 있다. 이대로는 하루 수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고 방역체계 전환에 초비상이 걸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캠프 박진규 중앙선대위원회 부위원장·위드코로나대책특별위원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으로부터 코로나19 2주년과 오미크론 방역체계, 그리고 장기적인 감염병 팬데믹 대응책에 대해 들어봤다.
박 위원장은 “행정통제 방역에서 국민 참여형 방역으로 전환하면서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설득하고 이끌어내야 한다"라며 "중장기적으로 일일 확진자 5만명, 위중증 환자 5000명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 전문병원과 중중 환자병상, 의료인력 계획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빠르게 확보해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방역 대응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청에 상응하는 현장 의료대응의 컨트롤타워로써 4차 병원 수준의 국가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건립해야 한다. 국가 감염병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Q.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지 만2년이 지났다. 지난 2년간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한 마디로 준비가 제대로 안된 상태로 지금까지 왔다. 방역은 과학인데 여론을 너무 신경 쓰는 정치방역이 문제였다. 의료계는 처음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에서 왔을 때 입국제한 조치부터 해야 한다고 했지만, 정부는 꿋꿋이 입국자들을 받아들였다.
백신이 처음 도입될 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항체가 3개월 이상 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정부가 섣불리 도입했다. 일본은 1,2차 백신 모두 화이자를 맞아 항체 생성률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게다가 고위험군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들 등 3차 백신 접종자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정부가 성급하게 위드코로나를 선언했다. 병실 확보를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재택치료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K방역이라고 자화자찬하다가 위드코로나로 가면서 신뢰가 깨졌다.
방역 대책의 컨트롤타워가 질병관리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에 있는 것이 문제였다. 의료계 전문가들과는 소통하지 않고 정부의 성향에 맞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만 듣고 있다. 그러면서 논의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Q. 현 의협 집행부가 정부와 소통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방역정책의 논의 구조에서는 빠져있나.
정부와 의료계가 소통을 하긴 하지만 아직도 모든 정책결정에 의료 전문가들이 참여하진 않는다.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가 제안을 하면 때에 따라서 받아들여지기도 하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있고 직접 관여하지는 않고 있다.
Q. 위드코로나 이후 병상 부족 문제가 불거지면서 민간병원들이 병상을 내놓지 않는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었다. 실제 중소병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국립중앙의료원이나 서울의료원 등 공공병원이 코로나19 진료를 담당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의료보호 환자나 취약계층 환자 진료는 민간병원이 충분히 맡을 수 있다.
지금은 민간병원들이 코로나19 전담 병상을 많이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처음부터 민간병원의 참여를 읍소하려면 가장 먼저 손실 보상에 대한 확답을 했어야 한다. 어느 병원이 지금 있는 환자를 다 내보내고 코로나19 환자만 받을 수 있나. 민간병원은 스스로 돈을 벌어서 직원들 월급을 줘야 한다. 코로나19 병상을 운영하도록 강제한다면 처음부터 공공병원이 먼저 참여하고 민간병원에는 손실 보상 계획부터 마련했어야 한다.
Q. 향후 있을 팬데믹 등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의대, 공공병원을 확충해야 한다는 다른 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의견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병상 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의대, 공공병원을 확충할 게 아니라 국가가 중소병원을 인수해 공공병원으로 만드는 것을 제안한다.
중소병원장들은 요즘 환자들도 줄어든 데다가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모든 정책이 만들어진다는 소외감이 많다. 차라리 잘 되지 않는 중소병원을 국가가 매입해달라는 주장을 많이 한다. 상급종합병원은 몸집을 키우고 곳곳에 분원을 만들고 있다. 앞으로 5000병상이 추가로 생긴다는 계획이 나와있는 상태다. 그러다 보니 중소병원은 의사, 간호사를 구하기도 매우 힘들다.
공공병원, 지방의료원을 새로 만들어 확장할 것이 아니라 규모 있는 병원을 사들여서 공공병원, 지방의료원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공병원이 꼭 필요하다면 감염병 전담병원부터 만들어 감염병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공공병원이 민간병원과 똑같은 역할을 해서 둘이 서로 경쟁할 필요는 없다.
Q. 방역패스 적용이 법원으로부터 저지를 받았지만 방역패스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패널티를 지속해야 한다고 보는가.
성인들은 백신 미접종에 대한 패널티가 바람직할 수 있지만 청소년들은 바람직하지 않다. 백신을 맞고 확진된 다음 위중증이나 사망 위험 대비 백신 이상반응이 훨씬 더 낮다는 정확한 보고는 없다. 미국, 유럽에서도 백신 이상반응에 대해 충분히 검증이 되지 않은 상태다. 학원 등은 생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청소년 백신패스는 바람직하지 않다.
Q. 오미크론 변이 방역정책으로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고 밀접접촉과 자가격리 기준이 완화됐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오미크론 변이는 강도가 약하고 확산 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행정통제 방역에서 국민참여 방역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량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한정된 인력의 방역 공무원이 하는 역학조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도 않다.
다만 그동안 방역을 철저히 하고 조금만 접촉해도 밀접접촉자로 분류하면서 전부 자가격리를 시켜왔다. 그러다가 오미크론에 대해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방역체계를 전환해 국민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 오미크론도 일정 비율은 중증 환자로 가고 사망자도 생기기 마련이다. 국민 참여형 방역시스템으로 바꾸는 대신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국민의 자발적 참여를 설득하고 이끌어내야 한다.
Q. 2월 3일부터 오미크론 동네병의원에서 진단, 검사, 재택치료 연계 등에 대한 계획이 시작된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앞으로 급속한 확산세를 대응하기 위해 전체 병의원이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세금으로 충당하지 않고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출하게 되면서 준비가 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전에도 백신도 그렇고 건보 재정에서 지출할 게 아니라 세원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다른 질환을 치료하는데 위축될까 우려된다.
Q. 코로나19 후에도 앞으로 주기적으로 팬데믹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장기적으로 어떤 대비가 필요한가.
팬데믹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고 또 다른 팬데믹이 올 수 있다는 가정에 따라 준비해야 한다. 우선 중장기적 준비를 통해 백신주권국가가 돼야 한다.
우선 장기화되는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재원 마련과 대응을 위해 한시적인 코로나19 특별회계 설치에 대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세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매출(부가가치세)과 일반 소비자의 소비(개별소비세)에 따른 세금 일부, 공공부문과 정부 재정개혁을 통한 재원확보, 신규복권발행 수익금 등을 기본으로 하고, 일반회계 전입금, 다른 특별회계 및 기금의 전입금 등을 통해 매년 30조원 규모의 안정적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부족한 경우에 한해서만 여야가 합의해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또한 방역 대응 컨트롤타워인 질병청에 상응하는 현장 의료 대응 컨트롤타워로써 4차병원 수준의 국가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을 통해 국가 감염병대응 체계를 확대 강화해야 한다. 특히 지난해 4월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족이 국립중앙의료원에 중앙감염병병원 설립을 위해 기부한 7000억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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