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최고위원회의서 추진 의지 표명..."폐교된 서남의대 기존 정원 활용이라 의료계 반대할 이유 없어"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가 남원 공공의대(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은 의대증원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신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의사인력 확충 논의에 재차 불이 지펴진 가운데 이 대표까지 직접 의지를 표명하고 나서면서 의료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020년 의정합의를 통해 의대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문제는 코로나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의하기로 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과 의협 간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에도 의대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추진은 코로나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 재논의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공의대법을 최근 민주당이 단독 통과시킨 다른 법안처럼 신속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사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면서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공공의대 문제에 유독 큰 관심 보인 이 대표...단독 처리 가능성까지 시사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은 전북을 균형발전 전략의 시발점을 삼고자 한다”며 “지난 선거에서 여러 차례 약속한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과 전북의 공공의대 설립에 관한 법 처리를 쌀값 (폭락을 막는 법안) 처리 속도와 마찬가지로 신속하게 처리해나가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빠르게 처리했다고 언급한 법안은 민주당이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소위에서 단독 통과시킨 양곡관리법이다. 쌀 초과 생산 발생시 정부가 이를 의무적으로 매입토록 하는 내용인데, 농해수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불법 날치기 처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공공의대 법안 역시 여의치 않을 경우, 양곡관리법처럼 단독 처리할 수 있단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표는 이날 여타 이슈들보다 공공의대에 대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모두발언을 통해 ‘영빈관 신축’, ‘김건희 여사 특검’, ‘신당역 살인사건’ ‘포스코 홍수 피해’ 문제 등을 언급했지만, 이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나자 마자 “잠시만요”라며 다시 공공의대 문제를 꺼냈다.
이 대표는 “남원 공공의대 설립 문제는 여당도 이견이 없는 사안 아니냐” “공공의대는 이미 있는 정원을 활용하는 것이니 의사 단체도 반대할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왜 이렇게 많이 (법안 처리가) 지연 되느냐”고 의아함을 표했다.
이에 공공의대 법안을 발의한 당사자인 김성주 의원은 “국립의전원 법안은 민주당 의원도, 국민의힘 의원도 냈는데 막상 논의에 들어가면 결론이 나지 않는 (여당 측의) 고의적 지연이 있는 상태”라며 “(또한) 지난 2020년 의협이 파업을 중단하면서 복지부와 의협의 합의문에 코로나가 안정되면 논의를 재개한다는 문구가 있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의대는 의대증원과 분리해서 봐야"...아산병원 사건 언급하며 의사부족 지적도
이 대표는 그 같은 여당의 입장에 대해선 ‘발목잡기’ 정치 행태라고 지적하는 한편, 남원 공공의대는 폐교된 서남의대 정원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대증원 문제와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공공의대 법안을 정책위 차원에서 챙겨줄 것을 당부하면서 최근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현장의 의료인력은 엄청나게 부족하고, 특히 지방의료 인력은 말할 것도 없다. 특별한 문제가 아니면 서두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며 “(공공의대법을) 정책위 차원에서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내가 알기로도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응급상황에 처했는데 거기서 자체 처리를 못해서 다른 병원으로 가다가 죽었다는 것 아니냐”며 “그런 일이 온 동네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의료인력 확충, 그 중에서도 특히 공공의료 인력 확충이 중요하다. 이건 특별히 누군가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도 아니고 이미 약속한 일이기도 하니 속도를 좀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 “공공의대 뿐 아니라 국민과 국가 입장에서 필요한 일이고, 상대도 특별히 반대도 못하면서 핑계를 대고 발목을 잡는 것들이 있다”며 “그런 걸 해결하라고 국민들이 다수 의석을 준 것 아니겠나. 이런 현안들을 찾아내 신속하게 처리해주는 게 국민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다수 의석이 가진 힘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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