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간호법 11월 말 발의 유력…의협·간무협 등 직역 간 갈등 여전할 듯

사실상 '지역사회'·'간호조무사 학력제한' 문제 해결 못해…발의 서두르는 이유가 총선 탓?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1월에서 연말 전까지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간호법안 발의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법의 핵심 쟁점이었던 '지역사회' 문구와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폐지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아 직역 간 반대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국회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11월 중순까지 의료기사단체와 간호조무사단체 등을 차례로 만난 이후 새 간호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새롭게 수정한 간호법은 지역사회 문구가 삭제되는 대신, '장기요양기관 등 간호사가 있는 모든 곳'이라는 취지로 조항이 수정됐다. 간호조무사 학력제한 내용도 완전히 폐지되지 않고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을 ‘간호특성화고 졸업자’ 또는 ‘고교 졸업자로 간호학원을 수료한 자’라는 규정 중 '고교 졸업자'내용이 '고교 이상 졸업자로 간호학원을 수료한 자'로 대체됐다. 

원래 민주당은 10월 국정감사 이전인 9월 내 간호법 재발의를 목표로 했다. 8월까지 관련 단체 간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치고 9월까진 쟁점사안을 제거한 이후 새 간호법을 내놓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간호협회와 의사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등 입장차이를 줄이기 어려워지면서 재발의 시기가 지속적으로 지연됐고, 결국 연말 전까진 현재 수정된 범위 내에서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의료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역사회 문구를 반대한 것은 병원 이외 공간에서 간호사가 의사 지시없이 진료활동을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며 "현재 수정된 지역사회 문구 역시 해당 우려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우려가 사실이었다는 것만 증명한 셈"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관계자도 "'간호특성화고 졸업자' 문구 뒤에 '그 이상 학력에 있는 자'라는 내용만 들어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그래야만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생도 시험을 볼 수 있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간호협회 눈치를 보느라 사실상 바뀐 것이 없는 바뀐 조항을 내밀면서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민주당이 직역단체 간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의를 서두르는 이유엔 내년 총선이 맞물려있다. 그동안 이재명 당대표 사법리스크 등 악재가 겹치며 수도권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던 민주당 입장에서 14개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단체들 표심이 국민의힘 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큰 부담이었다. 간호법 반대 입장인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회원만 400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간호계 표를 의식해 간호법을 발의하지 않기도 애매하고, 갈등 중재없이 다시 간호법을 바로 추진하기도 애매한 진퇴양난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등으로 수도권 민심이 증명되면서 민주당이 간호법 재발의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즉 전통적 지지세력인 간호계 표심만 확실히 챙겨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표 계산이 끝났다는 것이다. 

국회 상황에 정통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나와 있는 안으론 아마 예정돼 있는 이해단체들 면담에서 의견 조율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종 의견 조율에 실패해도 민주당 입장에선 더 시간을 끌지 않고 11월 말 혹은 12월 초 안에 발의할 것으로 안다"며 "새 간호법이 발의되면 야당은 수개월 숙의과정을 거쳐 쟁점 조항들을 수정했다는 논리를 펼치겠지만, 간호법 반대 입장은 여전할 것으로 보여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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