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릭 넘어 글로벌 빅파마 향하는 중국 제약바이오

파이프라인 61.4%가 바이오의약품…올해부터 자체개발 신약 허가 러쉬 기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중국 의약품 시장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 바이오 신약을 통해 본격적으로 질적 성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의약품 시장은 전반적으로 제네릭 시장으로, 전체 의약품 판매 총액의 90% 이상이 제네릭이다. 전체 의약품 시장이나 신약 개발 수준도 유럽과 미국에 비해 20년 정도 뒤쳐져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포함한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에서는 미국을 거의 따라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코디네이팅센터(CoGIB)가 발표한 '2017 첨단바이오의약품 산업백서'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제 분야에서 2016년 한해 동안 새롭게 등록된 임상은 총 47건인데 미국이 23건으로 가장 많이 등록했고, 중국은 8건으로 그 뒤를 이으며 한국(5건)을 앞질렀다.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서도 임상연구 초창기에는 미국이 전체 임상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2년간 신규 등록된 임상연구 비율은 40%까지 낮아졌다. 반면 2009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중국의 최근 2년간 신규 등록 임상연구 비율은 20%가량으로 한국(15%)보다 앞섰다.

올해 초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센터에서 발표한 중국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분석 보고서를 보면, 중국 제약사 파이프라인에서 합성의약품(소분자)은 524개로 38.6%였지만 바이오의약품은 835개로 61.4%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 11월 기준 전체 개발 단계별 파이프라인 수는 전임상이 524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3상 임상과 허가 전 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도 각각 97건, 9건이나 됐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는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제약사들은 제네릭 의약품 수익을 기반으로 신약개발에 집중해 왔다. 그 성과는 최근 5년 동안의 자체개발 신약의 심사 신청 추이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며 "2018년은 중국 제약산업의 중심이 제네릭에서 바이오 신약으로 질적 성장을 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 R&D 투자액 2배 증가…신약 개발 적극 독려

중국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정부와 기업, 벤처부분에서의 막대한 투자와 함께 중국 정부의 신약개발 독려 정책이 꼽힌다.

중국 정부의 의약품 연구경비 정부계획 총 투입금은 2006~2010년 250억 위안(약 4.2조 원)에서 2011~2015년 400억 위안(약 6.7조 원), 2016~2020년 750억 위안(약 12.6조 원)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대신약 연구제작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금액도 2011~2015년 78.1억 위안에서 2016~2020년 123.3억 위안으로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매출액의 7% 정도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R&D 투자 연간 증가율은 20%에 가깝다. 이러한 기업과 정부 투자 외에도 사회적 자본의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또한 중국 국무원은 2015년 '메이드 인 차이나(中国制造) 2025'라는 10년 국가 계획을 발표하면서 10개 우선 순위분야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제약 및 첨단의약품을 꼽았다.

메이드 인 차이나 2025은 중국 산업을 종합적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계획인데, 중국은 그 일환으로 제약 산업을 다시 만들어가길 희망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해외 의약품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 시장에서 창출되는 매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제약 시장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 창출을 목표로 제약 업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기업 통합을 장려하고 연구개발 비용 지출을 늘리기 위해 안전성 및 시험 요구 사항을 더 엄격하게 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신규 임상시험에 드는 비용이 중소 제약사들이 지불할 수 없을 정도로 늘면서 이들 기업이 큰 기업에 인수합병되도록 하는 전략이다. 기업이 커지면 시장점유율이 증가하고,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면 큰 기업들은 연구 개발에 더 많은 지원을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 빠른 신약 승인 위해 규제 정비 박차

이와 더불어 중국 정부는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신약을 더 빠르게 승인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이 지난해 6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 가입한데 이어, 10월 중국공산당중앙사무청과 국무원사무청은 '의약품 의료기기의 혁신을 격려하기 위한 심사평가 및 심사비준제도 강화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고, 약품심사평가센터(CDE)가 '해외 임상시험 데이터 인정을 위한 기술적 요구사항'에 관해 의견 수렴을 공고했다.

또 CFDA는 지난해 12월 임상적 가치가 유의한 신약의 개발 및 승인을 가속화하기 위한 우선심사경로 가이드라인과 생명을 위협하는 희귀질환에 대한 후보물질 접근성 확대, 세포치료제 개발 및 평가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전까지는 판매허가 신청기간으로 5~7년 가량 소요됐지만, 이제 신청 서류가 완벽하다면 절반 수준인 2~3년만에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우선심사대상이 되면 이보다 빠르게 승인받을 수 있는데,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는 중국 내에서 인허가 신청부터 시판까지 1년 5개월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펑 타오(Feng Tao) 상임컨설턴트는 "지난해 중국 내에서 만들어진 1형 신약(first-in-class)의 인허가 신청 건수가 114건으로 집계됐다"면서 "2018년 한 해동안 중국 로컬기업이 개발한 글로벌 신약 10여 종이 시판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경이 되면 중국에서 개발된 글로벌 신약이 미국에서 20개 정도 시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국 # 바이오 # CFDA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