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Congress, ESMO 2023)가 20일 개막하며 여러 항암 최신 임상연구 성과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소세포폐암(NSCLC) 분야에서도 옵디보,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의 보조요법 데이터를 비롯해 리브레반트/렉라자 병용요법과 표준요법인 타그리소의 직접 비교 연구와 같은 흥미로운 데이터가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주요 빅파마들이 이번 학술대회에서 어떤 비소세포폐암 데이터를 발표할지 주목할 임상시험을 추려봤다.
BMS, 옵디보 수술전후요법 데이터 최초 공개…재발·진행·사망 위험 42% 줄여
BMS(Bristol Myers Squibb)는 옵디보(Opdivo, 성분명 니볼루맙)의 수술전후 보조요법에 대한 CheckMate-77T 데이터를 21일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 최초로 공개한다(Abstract #LBA1).
CheckMate-77T 연구는 절제 가능한 2A~2IB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전 보조요법으로 옵디보와 화학요법을 병용한 뒤 수술후 보조요법으로 옵디보 단독으로 사용하는 수술전후요법을 평가한 3상 임상시험이다.
중앙값 25.4개월 추적 관찰 결과 옵디보 수술전후요법은 질병 재발과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42%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병리학적 완전관히(pCR)과 주요 병리학적 반응(MPR)에서 개선된 결과를 보여줬다. 현재 또 다른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OS)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 중이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MD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티나 캐스콘(Tina Cascone) 교수는 "수술 전 옵디보/화학요법과 함께 수술 후 옵디보 보조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결과를 더욱 개선하고 환자들에게 잠재적으로 더 지속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CheckMate -77T의 데이터, 특히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이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수술전 보조요법으로 옵디보와 화학요법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3상 CheckMate-816 시험의 탐색적 분석 3년 후속 결과도 23일 구연 발표할 예정이다(Abstract #LBA57).
이번에 발표될 데이터에서 옵디보 기반 수술전 보조요법의 무사건 생존율(EFS)은 72%로 화학요법군의 47%보다 높아 PD-L1 발현 수준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무사건 생존 가능성을 입증했다. 3년 시점에서 사망 위험을 85% 감소시키면서 화학요법군 66%과 비교해 유망한 전체 생존 혜택을 보였다. 이 연구의 전체 생존 데이터는 아직 미성숙하다.
또한 PD-L1≥1% 및 <1% 환자군에서 화학요법 단독요법 대비 병리학적 완전관해와 주요 병리학적 반응을 개선시켰다.
스페인 푸에르타 데 히에로 병원(Hospital Universitario Puerta de Hierro) 마리아노 프로벤시오 풀라(Mariano Provencio Pulla) 박사는 "이 결과는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장기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면서 "수술전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미충족 수요가 높고 연구 모집단의 약 40%를 차지하는 PD-L1 음성 하위그룹을 포함해 PD-L1 발현 수준과 관계없이 효능 측정 전반에 걸쳐 개선 효과를 입증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BMS 인수 미라티, KRAS 억제제+키트루다 2상 데이터 발표
BMS가 최근 48억 달러에 인수 계약을 체결한 미라티 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는 크라자티(Krazati, 성분명 아다그라십)과 키트루다 병용요법 2상 임상시험 KRYSTAL-7의 업데이트된 데이터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Abstract #5053).
크라자티는 KRAS 유전자에 G12C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서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았다.
미라티에 따르면 크라자티/키트루다 병용요법은 PD-L1 종양비율점수(TPS)가 50% 이상인 환자에서 전체 반응률(ORR) 63%, 질병조절율(DCR) 84%를 보였으며, 지속성에 대한 유망한 초기 징후를 보여줬다. 전체 반응률 63%는 키트루다 단독요법 39~45%보다 양호한 수치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0.1개월 추적 관찰 기간 동안 도달하지 않았다.
미국 시카고의대(UChicago Medicine) 마리나 C. 가라시노(Marina C. Garassino) 교수는 "현재까지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면역요법 후 또는 면역요법과 병용해 처방된 아다그라십은 KRAS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내약성이 있고 안전하다"면서 "아다그라십은 간독성 프로파일을 잘 관리하면서 면역요법과 동시에 또는 면역요법 이후에 병용할 수 있는 유일한 KRASG12C 억제제이며, 여전히 긍정적인 효능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라티는 PD-L1 TPS가 50% 이상인 KRAS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서 크라자티와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평가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첫 환자 등록은 2023년 말로 예상된다.
MSD, 키트루다 수술전후요법 전체 생존 데이터 발표
MSD 역시 BMS와 마찬가지로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수술전후요법에 대한 3상 KEYNOTE-671 임상연구 데이터를 발표한다(Abstract #LBA56).
같은 적응증이지만 전체 생존 결과를 도출, 이번 학회에서 발표하는데다 이미 최근 FDA로부터 승인 받았다는 점에서 옵디보에 비해 키트루다가 약간 앞서고 있다. CheckMate-77T의 전체 생존 데이터는 아직 미성숙하며, BMS는 해당 적응증에 대해 향후 규제 당국과 논의할 예정이다.
머크연구소 수석 부사장 겸 글로벌 임상 개발 부문 후기 종양학 책임자인 마조리 그린(Marjorie Green) 박사는 "이 연구는 절제 가능한 비소세포폐암 II 또는 IIIA, IIIB(T3-4N2)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통계적으로 유의한 전체 생존 혜택을 보여준 첫 3상 연구라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면서 "이번 결과는 이전에 보고된 무사건 생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며, 키트루다 기반 요법이 환자들의 생명을 연장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J&J, 리브레반트로 EGFR 폐암 표준 치료제 자리 노린다
존슨앤드존슨(J&J)는 폐암 분야에서 리브레반트(Rybrevant, 성분명 아미반타맙) 관련 세 가지 주요 연구 결과를 공유다. 세 연구 모두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먼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리브레반트와 유한양행의 렉라자(Leclaza, 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을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의 타그리소(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와 비교한 3상 MARIPOSA 결과를 소개한다(Abstract #LBA14).
MARIPOSA 연구는 리브레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이 현재 표준 치료제인 타그리소보다 더 강력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직접 비교 연구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리브레반트+렉라자는 타그리소보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도 각각 23.7개월과 16.6개월로 비슷하게 길었다.
전체 생존기간은 분석 당시 미성숙햇으나 중간 결과에 따르면 리브레반트+렉라자가 유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어 타그리소 치료 후 질병이 진행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 유무에 관계없이 리브레반트와 화학요법을 비교 평가한 3상 MARIPOSA-2 결과도 발표한다(Abstract #LBA15).
마지막으로 EGFR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리브레반트와 화학요법의 병용을 평가하는 3상 PAPILLON 연구도 발표 목록에 올렸다(Abstract #LBA5).
AZ, 타그리소 업데이트 데이터와 함께 TROP2 ADC 데이터 기대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 병용요법을 평가한 FLAURA2 3상 시험의 새로운 데이터를 발표한다.
FLAURA2 임상시험은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타그리소+화학요법 병용요법을 비교 평가한 연구다.
9월 세계폐암학회(WCLC 2023)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타그리소 병용요법은 타그리소 단독요법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을 거의 9개월 연장시켰다. 이번 학회에서는 안전성 및 중추신경계 전이 결과를 발표한다(Abstract #LBA68).
더불어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을 통해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TROP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 다포토타맙 데룩스테칸(Datopotamab deruxtecan, Dato-DXd)의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3상 TROPION-Lung01 무진행 생존 데이터를 조명할 예정이다(Abstract #LBA12). 현재 폐암 치료제로 승인된 TROP2 표적 ADC는 없다.
아스트라제네카가 7월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Dato-DXd는 ADC로는 처음으로 현재 표준 치료제인 도세탁셀과 비교해 무진행 생존기간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하고, 데이터가 아직 성숙되지 않았으나 전체 생존 개선 추세도 입증했다.
이 외에도 미니 구연 발표를 통해 사전 치료를 많이 받은 AGA(actionable genomic mutations)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Dato-DXd를 평가하는 TROPION-Lung05 2상 임상시험의 초기 결과도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유럽종양학회는 20~2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메디게이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