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한미 등 국내 제약사들 디지털치료제(DTx) 연구개발·투자 확산

한독 투자받은 웰트, 한미 계열사 투자받은 헤링스...내년 상용화 목표로 임상 진행 중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일부 국내 제약사들이 3세대 치료제이자 미래 헬스케어 유망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치료제(DTx)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투자, 개발 열풍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일부 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외부 투자와 연구 협력 등을 통해 디지털치료제 R&D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치료제(국내 공식 명칭 디지털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 DTx)는 임상적‧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 치료 및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정신‧신경계 등의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의료용 모바일 앱, 가상‧증강현실(VR‧AR), 게임 등의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이는 체내에 직접 작용하는 것이 아닌 행동중재(Behavior Intervention)를 통해 치료효과를 개선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법에 비해 부작용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시간과 비용에 구애를 받지 않고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웨어이므로 개발 기간과 비용도 신약 대비 상대적으로 적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우울증, 중독 등 정신질환, 중추신경계질환, 암 등 만성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디지털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기존의 화학적 약물치료를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20.5% 성장해 86억 5000만 달러(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페어테라퓨틱스사의 약물중독치료 모바일앱 리셋을 승인한 데 이어 아킬리 인터랙티브(Akili Interactive)의 게임 기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디지털치료제를 처방용 기기로 승인했다.

국내 제약사들은 디지털치료제 분야로의 진출에 대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이지만, 최근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일부에서는 연구 협력, 투자 등의 방식으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최근 한독은 근감소증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인 웰트에 3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고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공동개발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투자에는 관련 분야의 재무적 투자자(FI)들도 함께 참여해 총 6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졌다.

한독은 웰트를 통해 디지털 치료제 연구,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알코올 중독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이 두 치료제에 대한 국내 시장의 독점적 판매 권한을 확보하고 웰트가 개발하고 있거나 개발 예정인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국내 공동개발 및 사업화에 대한 우선 검토권을 갖는다.

웰트는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선두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에서 첫 디지털 치료제 도입에 한창이다. 이는 2020년에는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비대면 방식 정신건강 진료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업무협약과 연관된 것이다. 

한미약품 역시 디지털 치료에 대한 연구 협력과 외부 투자를 추진했다.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코로나19 디지털치료제(DTx) 개발을 위해 광속 TF를 설치했다. TF에는 서울대, 포항공대, 한동대, 계명대 등이 참여 중이며, 한미사이언스 계열사 코리테라퓨틱스와 헤링스, 테라젠바이오, 신테카바이오 등도 합류해 공동 연구에 나서고 있다.

또한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가 세운 홍콩의 헬스케어기업 코리테라퓨틱스가 최근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인 헤링스에 지분 투자를 했다. 헤링스는 현재 암환자 대상 디지털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이중 위암환자의 식습관·영양관리용 디지털치료제 임상이 가장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헤링스 남병호 대표는 "한미 계열사 코리로부터 40억원을 투자받았으며 추가적인 투자를 받아 상장을 준비 중이다. 현재 투자 금액은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치료제 앱 개발과 임상연구비, 인력확보 등에 사용될 예정"이라며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위암환자 대상 디지털치료제는 탐색적 임상을 하고 있으며, 상반기 안으로 결과가 나오면 올해 안에 허가를 위한 임상에 들어간다. 이르면 내년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공기관인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도 디지털치료제 개발을 위해 연구 협력에 나섰다.

재단은 아리바이오와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차세대 치료제·신의료기기·디지털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협력체계 구축에 따라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공동 개발은 물론,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신의료기기와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대한 연구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디지털치료제 제품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알코올·니코틴 중독 개선 소프트웨어와 불면증 개선 소프트웨어 등 디지털치료기기(디지털치료제) 2종에 대한 허가 평가 기준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차세대 치료방식으로 부상하고 하고 있는 국산 디지털치료기기가 향후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국제 표준 개발·신속한 제품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국내 디지털치료제 허가 사례는 없으나, 뇌손상으로 인한 시야장애 치료제, 소아 근시 환자의 근시진행 억제 기기 등이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고 임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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