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정보시스템, 정밀의료로 한발 더

고대의료원 이상헌 단장·NIPA 이준영 팀장

[기획] ICT 융합 의료를 대비하다

메디게이트뉴스는 'ICT 융합 의료를 대비하다'를 주제로 바이오 업계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맞춤형 의료를 위한 유전체 분석을 핵심 사업으로 하는 기업,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투자기업(VC), 정부 출연기관, ICT 융합의료에 활발한 연구중심병원 등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1편) 바이오산업의 핵심은 '협업' - 신테카바이오 경영총괄대표 김태순 사장
(2편) 바이오 투자 더 늘릴 계획 - 한국투자파트너스 황만순 상무
(3편) 유전자 기반으로 패러다임 바뀐다 - EDGC 이민섭 CTO및 신상철 CEO
(4편) 초기 기업 투자에 집중 – 인터베스트 문여정 이사
(5편) 혼밥, 혼숙에 이어 “혼톡” – 헬스케어 챗봇 김민열 대표
(6편) 20년 뒤 토종 글로벌제약사 기대 -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NOV) 박영환 단장
(7편) 설명의무법 고민을 덜다 - 헬스브리즈 정희두 대표
(8편) 의료기관, 기업과 협력으로 R&D 사업화 촉진해 – 한국전자정보통신연구원(ETRI)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 김승환 본부장
(9편) "AI의사가 입원하래서 왔어요!"-서울아산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 김영학 소장
(10편) "병원정보시스템, 정밀의료로 한발 더" - 고려대의료원 이상헌 사업단장 및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CT융합확산팀 이준영 팀장
 
고려대의료원 이상헌 사업단장 및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CT융합확산팀 이준영 팀장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A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특정 질환에 걸렸을 때, B약물을 복용하면 가장 효과가 좋고, C와 같은 생활패턴을 이어가는 것이 건강을 최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한 정밀의료 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개인의 유전체 및 임상정보, 생활환경 및 습관 정보 등을 활용해 환자에게 예방, 진단, 치료 등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밀의료가 급부상하면서 정부가 민간 사업단과 함께 정밀의료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과거 미래창조과학부)는 고려대의료원과 환자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 기반인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을 지난 6월 시작했으며, 2021년까지 해당 시스템을 개발 및 사업화할 예정이다.
 
총 306억원(정부 201억원, 민간 105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P-HIS 개발 사업은 지난해 9대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선정돼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쳤다.
 
메디게이트뉴스는 P-HIS 사업을 이끄는 고려대의료원 이상헌 사업단장(재활의학과 교수)과 과기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ICT융합확산팀 이준영 팀장을 만나 P-HIS 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향후 어떤 의료서비스까지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해 들어봤다.
 
그동안 병원정보시스템(HIS)은 개별 병원이 시스템통합 형태로 구축했으나 P-HIS는 HIS보다는 고차원적인 시스템으로, 의료기관의 진료‧진료지원‧원무보험 등의 업무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기관이 병원 규모 및 환경에 따라 P-HIS 기능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이상헌 단장은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부터 돈을 내는 원무기능과 보험청구 기능, 환자의 EMR 등 모든 의료정보를 담은 주요 기능의 모듈이 최대 670여개로 구성되며, 이를 국내 개발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인 파스타(Paas-TA) 환경에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형태로 개발하고, 이를 민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것이 P-HIS"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P-HIS사업의 핵심은 HIS를 클라우드 환경에 구현해 환자의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고, 시스템 자체를 고 퀄리티(quality)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HIS를 새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돼 3차 의료기관도 시도하기가 쉽지 않으며, 1,2차 의료기관은 시도조차 어렵다.
 
따라서 P-HIS가 향후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방·중소병원의 낙후된 병원정보시스템을 대체하고, 보안 전담인력 부재에 따른 개인의료정보 유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상헌 단장은 "정밀의료에 맞는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클라우드에 탑재하는 P-HIS는 3차 병원뿐 아니라 1차와 2차 의료기관에게는 사이즈를 최적화시켜 우수한 병원정보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와 함께 해당 플랫폼이 개발되면, 추가로 목적에 따라 개발된 분석 솔루션을 탑재해 원하는 연구결과를 도출하거나, 응용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Open-API)로 제공해 국내 의료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정밀의료 시장 활성화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상헌 단장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는 의료 빅데이터를 잘 모으고, 이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모아진 빅데이터는 공통데이터모델(CDM)을 이용해 산업계·의료계가 새로운 분석 솔루션을 개발해 활용하거나 병원 간 데이터를 교류하고, 의료 AI 개발에서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해당 플랫폼이 개발되면, 추가로 목적에 따라 개발된 분석 솔루션을 탑재해 중환자, 응급환자의 심정지를 예측하거나 만성질환, 심혈관질환의 상태 악화를 예측하는 분석서비스가 실현 가능해질 전망이며, 더 나아가 수많은 데이터를 트레이닝 시킨 AI를 활용한 분석 솔루션으로 의료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
 
게다가 유전체 활용을 더하게 되면 향후 나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병과 가족력을 통한 예상 가능한 질환 등에 대해 버그를 줄이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상헌 단장은 "이렇게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 퀄리티의 정제된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2019년까지 개발을 완료해, 사업단 내 의료기관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전국의 1․2․3차 병원으로 확대해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CT융합확산팀 이준영 팀장은 P-HIS가 향후 경제적으로도 현재보다 장점이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이준영 팀장은 "의료기관은 과도한 구축비용과 운영비를 최소화하고 기존에 사용하는 시스템 사용료보다 적은 금액으로 P-HIS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존 HIS업체들도 P-HIS를 이용해 표준 API모듈을 활용하면 개발비용을 줄이면서 높은 퀄리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준영 팀장과 이상헌 단장은 개인정보보호법의 장벽이 조금 더 유연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현재 P-HIS 개발에서 어떤 사업 성과보다 개인정보 보안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절대 사업을 추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준영 팀장은 "고대의료원 사업단이 보안쪽 인프라가 매우 뛰어나다"면서 "지금 법망 안에서 허용하는 범위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상헌 단장은 "정밀의료는 환자 맞춤형 치료라는 의미뿐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의료비 증가가 예상되는 미래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해 의료비용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라면서 "P-HIS개발이 정밀의료 기반이 되는 첫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사업단에는 주관기관인 고려대의료원 외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아주대의료원, 가천대 길병원 등 국내 주요 연구중심병원과 삼성에스디에스, 크로센트 등 소프트웨어‧클라우드(SW·Cloud) 전문기업 등 14개 병원‧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

황재희 기자 ([email protected])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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