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급여재평가, 식약처 임상재평가와 별개…임상3상 마친 서방정 개량신약도 포함"

성분단위 평가 원칙으로 하며, 복합제의 경우 연동 평가 시행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올해 6개 성분, 500여개 제품에 대한 급여적정성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이에 대한 선정 기준·평가 기준, 제형별·함량별 재평가 대상 포함 여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재평가와의 차이 등 제약업계의 다양한 질의가 이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제약업계로부터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관련 질의를 받아 답변서를 마련, 제형과 관계없이 성분 내 모든 의약품에 대해 재평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재평가 대상 의약품은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streptokinase-streptodornase) ▲알마게이트(almagate) ▲알긴산나트륨(sodium alginate) ▲에페리손염산염(eperisone hydrochloride) ▲티로프라미드염산염(tiroprimide hydrochloride) ▲아데닌염산염, 항독성간장엑스, 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 오로트산카르니틴, 시아노코발라민, 피리독신염산염, 리보플라빈(adenine hudrochloride, antitoxic liver ext., biphenyl dimethyl dicarboxylate, carnitine orotate, cyanocobalamin, pyridoxine hydrochloride, riboflavin) 복합제 등 6가지 성분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품이다.

심평원 답변서에 따르면 평가 대상 성분을 선정한 기준은 ▲청구금액 0.1% 이상 3년간 연평균 기준 ▲A8 2개국 미만 등재 성분 ▲정책적, 사회적 이슈 사항 - 등재 연도 오래된 성분 ▲기타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대상성분 추가 가능) 등이다.

선정 기준 중 '오래된 성분'의 의미는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된 성분 중 선정기준(3년평균 청구금액 이상이면서 제외국 개국 미만 등재)과 제외기준 (퇴장방지의약품, 마약·희귀의약품, 방사성의약품, 인공관류용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해당 성분이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된 연도별로 순서를 정한 것이다.

제형 등에 따라 국외 등재 현황에 차이가 나는 경우라도 같은 성분이라면 모두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심평원 약제관리실 측은 "재평가는 성분단위 평가를 원칙으로 하며, 투여경로나 제형, 함량 등에 따라 제외국 등재 현황이 상이해도 성분 전체가 평가대상이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분단위 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사에서 임상3상을 통해 개발한 서방정 개량신약 역시 동일 성분내에 있다면 평가대상에 속하게 된다. 다만 함량별로 효능·효과, 교과서, 임상진료지침 등의 근거가 상이하다면 관련 학회 전문가 등의 자문을 통해 개별검토가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급격히 청구금액 떨어진 성분은 제외? 심평원 "모두 고려해 선정한 것…변동 없다"

이번 대상 선정과 관련해 제약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관계 없이 허가 사항 변경 등을 통해 최근 청구금액이 급격히 떨어진 성분을 제외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심평원은 "대상 선정 과정에서 허가사항 변경 등 청구금액에 영향을 주는 점을 고려한 후 전문가 자문과 위원회 심의를 거쳐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라며 제외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청구 금액 관련 기준이 기존 '전년도 청구 금액'에서 올해부터 '3년 평균 청구금액'으로 변경됐다. 약제의 청구금액은 급여등재 시점과 약가인하 제약사의 판매전략 등의 다양한 변수에 따라 분기별 실적은 상이하며, 코로나19와 관련해 호흡기 질환을 포함한 여러 질환에서 약제의 청구금액 감소현상이 나타난 점 등을 고려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해당 성분의 급여 제외로 인해 '풍선효과'가 예측되는 약물이 있다면 재정 절감 효과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심평원은 "건강보험종합계획에 따라 건강보험의 지출효율화와 의약품 오남용 방지 등을 도모하기 위해 급여적정성 재평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재평가 시행 검토 시 임상적 유용성을 우선적으로 평가하며 필요 시 비용효과성 사회적 요구도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재평가 성분 중 티로프라마이드는 기존 기등재목록정비 당시 임상적 유용성 불명확으로 임상을 진행했으나, 최종적으로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했음에도 다시 재평가 대상이 된 이유에 대한 질의도 잇따랐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티로프라마이드는 기등재목록정비 당시 조건부 급여를 통해 임상 결과를 국내학회지에 등재, 급여를 유지하게 됐다"면서 "이번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현재 시점에서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한 평가를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CI 등재 안 되도 3상 RCT 인정될까? 개발국·질환 관계 없이 SCIE 등재만 인정

심평원 재평가 질의답변서에 따르면, 평가 기준은 ▲임상적유용성 - 교과서 임상진료지침, HTA 보고서, 임상문헌 등 ▲비용효과성 - 대체가능성 및 투약비용 비교 등 ▲사회적 요구도 등이다.

이 때 개발국이나 질환에 따른 구분 없이 임상문헌은 SCIE에 등재된 것만 인정하며, 평가대상 성분으로 해당 적응증에 진행된 RCT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만 인정하고 있다.

임상적 유용성 관련한 권고수준은 질환별 해당 교과서나 임상진료지침에 따라 표현방법과 단계 등이 다양하게 때문에 관련 학회와 전문가의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성분 권고와 임상문헌 수준등을 평가하고 있다.

기존 평가에서 임상적 유용성 평가 결과가 불분명 또는 미흡으로 평가된 사례들을 예로 들면, 교과서와 임상진료지침에서 평가대상 성분에 대해 '환자의 예후에 미치는 효과 불확실', '추천할 수 없음' 등은 권고수준 낮음으로 평가했다. 임상문헌에서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을 때는 불분명 또는 미흡으로 평가했다.

복합제가 단일제와 효능·효과가 일부만 겹치는 경우에도 연동해 평가를 시행할 방침이다.

심평원 측은 "재평가는 성분단위 평가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복합제 역시 평가를 시행한다"면서 "다만 평가과정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사례에
대해서는 관련 학회 전문가 등의 자문을 통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복합제의 임상적 유용성 평가 시에도 교과서와 임상진료지침, SCIE 등에 등재된 RCT를 대상으로 한다"면서 "일관성 있는 의학적 표준과 충분한 의학적 근거가 있는지를 평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급여적정성 재평가는 건강보험 등재와 달리 동일한 자료제출기간에 사전검토 신청이 가능한 제약사가 140여개에 달해 개별 제약사에 사전검토 서비스 제공이 어렵지만, 사전상담시스템을 통해 자료 준비, 제출 관련 문의에 대해서는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심평원 재평가는 식약처의 임상재평가와는 별개임을 분명히 했다.

제약업계는 임상재평가가 진행되는 경우 급여적정성평가에서 제외하거나 혹은 임상재평가 결과 이후 평가가 가능한지에 대해 질의했으나, 심평원 측은 "식약처 임상재평가와 심평원 급여적정성 재평가의 평가목적과 방법은 상이하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재평가가 진행 중일 경우 검토 가능한 자료를 제출하면 참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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