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시설 확장이 곧 돈? 중국 등 추격 나서자 국내사들 경쟁력 확보 위한 대규모 투자 단행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바이오 위탁생산(CMO·위탁생산개발(CDMO)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회사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산시설·설비와 생산능력(CAPA) 확충에 나서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3조7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인천 송도에 메가 플랜트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일 롯데지주, 인천광역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메가 플랜트 조성과 운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기 위한 4자간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롯데 측은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3개의 메가 플랜트, 각 12만 리터씩 총 36만 리터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출 예정이다.
잎서 올해 초 롯데는 미국 BMS의 뉴욕 시러큐스 소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완료했고, 해당 시설을 통해 3만5000리터의 항체의약품 원액 생산이 가능하다.
롯데 측은 "BMS가 생산 중인 제품을 지속 생산하면서 동시에 바이오의약품 생산도 이어가고 있다. 업력은 오래된 시설이지만, 매년 정기적으로 리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어 시설 노후화에 따른 이슈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2034년 송도 3공장까지 완전 가동될 경우 총 생산 캐파는 39만5000리터에 달할 것이다. 매출은 30억 달러(약 3조8700억원), 영업이익률은 3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바이오의약품 생산 외에도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와 완제의약품 시설, 바이오벤처 기술협력의 장 등도 구축해 산업생태계 선순환에도 기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중장기적으로 CDMO(위탁개발생산)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천 송도에 글로벌 R&PD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센터는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cGMP 수준의 생산 시설인 '파일럿 플랜트(Pilot Plant)'를 설립해 CDMO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기존 백신 플랫폼뿐만 아니라 mRNA, CGT(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규 플랫폼에 대한 C(D)MO 사업도 추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SK바사 역시 해당 센터를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시설로서, 글로벌기업과 기관들이 협력하는 바이오생태계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송도 국제도시는 바이오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단일도시 기준으로 총 56만리터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롯바와 SK바사까지 관련 시설을 증축하게 되면 그 위용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전문기업으로 축적해온 바이오의약품 개발 생산 역량을 토대로, 대규모 CMO(위탁생산),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한미는 현재 바이오의약품 상업 생산에 최적화된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첨단 대형 제조설비(최대 1만2500리터 규모 배양기)와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화된 인력,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으며, 롤베돈의 미국 시장 진출을 통해 확인한 바이오의약품 대량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CMO 비즈니스를 펼쳐 나가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CMO, CDMO 진출 동력은 바이오의약품 수요 확대와 아웃소실 증가, 그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3조원, 영업이익률 30% 돌파와 무관하지 않다.
삼바는 지난해 실적에 안주하지 않고 '초격차'를 선언하면서, 향후 10년 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투자해 3대 축(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 중심의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부터 4공장 상업화 물량이 본격적으로 생산될 경우 총 생산규모가 60만4000리터로 증가, 매출액 1조원 이상 증가(2023년 예상 매출액 대비 +40%), 영업이익률 35%를 넘는 고수익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2024년 하반기~2025년 상반기에 4공장에서 상업화 물량이 완전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024년 하반기 큰 폭의 이익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CMO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나, 지속적인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CMO 규모 확대 투자와 함께 CDO(위탁개발)사업 강화, 항체약물접합체(ADC)·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의약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약바이오 관계자는 "의약품 시장이 화합물에서 바이오로 이동하면서 바이오 CMO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실제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3590억 달러에서 2030년 7560억 달러로 연 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 증가와 함께 팬데믹 이후 바이오의약품 아웃소싱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바 외에도 많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위탁생산에 뛰어들고 규모를 확대 중이다. 게다가 중국, 일본 등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CMO, CDMO 케파 확장에 나서고 있는 만큼 지금의 실적이 유지될 것이란 보장이 없다. 따라서 단순히 케파 확대에만 치중하지 않고 CDMO 확대, 공동개발을 통한 바이오신약 생산 등 보다 미래 지향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삼바는 제5공장 증설을 통해 제2바이오캠퍼스 시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증가하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글로벌 생산능력 초격차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제5공장은 1~4공장 운영 경험을 통해 확보한 노하우와 최신 기술이 집약해 운영 효율을 최적화할 예정이며, 총 투자비는 1조9800억원, 생산능력(capacity)은 18만 리터다. 해당 공장이 완공되면 전 세계 압도적인 1위 규모인 총 78.4만 리터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제 5공장 증설로 기존 항체의약품 CMO 중심에서 벗어나 mRNA, 바이럴벡터 등 유전자·세포치료제까지 범위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제2바이오캠퍼스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도 건설하고, CDO로서의 역량 개발을 위해 플랫폼 기술 강화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종합 바이오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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