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젊은의사들 사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 당시와 비교해도 오히려 더 투쟁 열기가 높다는 게 현장 분위기다.
24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최근 진행된 서울대병원 전공의 단체행동 찬반 투표에서 서울대병원 내 파업 찬성 의견은 70%대 초반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회가 밝힌 전체 전공의 파업 참여율은 86%였다.
서울대병원은 이전부터 파업 등 단체행동에 있어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 온 곳이다. 지난 2020년 파업 당시에도 서울대병원 내 파업 찬성율은 60% 초반대에 불과했다.
즉 파업에 있어 의료계에서 가장 온건파에 해당하는 서울대병원 내에서도 파업 찬성 분위기가 10% 가량 높아진 셈이다. 지방에 위치한 대형병원의 경우 대부분 80~90% 정도 이상 파업 찬성율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이 파업 찬성으로 분위기가 굳혀지는 이유는 정원 확대 규모가 2020년에 비해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최소 증원 규모를 1000명에서 최대 3000명까지 예고하고 있다. 4년 당시 의대정원 증원 규모는 400명대였다.
한 대전협 관계자는 "2020년에 400명대에 그쳤던 정원 확대 규모가 2025년도에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의대정원 규모에서 최대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젊은의사들 사이에서도 물러설 곳이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파업 찬성 이유론 2020년 파업에 대한 아쉬움과 일방적인 정부 태도 등이 꼽힌다.
2020년 의사총파업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주도했지만 당시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에 의해 막을 내렸다. 결국 전공의들이 원하는 엔드포인트가 아니라 잠시 논의를 멈추는 정도인 '절반의 성공'으로 멈췄다는 아쉬움이 남은 것이다.
특히 최근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2020년 당시 9.4의정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의료계와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젊은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의대생들도 전공의들과 함께 단체행동 플랜을 계획 중이다. 확정되진 않았지만 단체휴학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우성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각 의대 학생회장들 사이에서 단체휴학을 하게 되면 이후 상황은 어떻게 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단체행동을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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