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판치는 사기꾼들..."中엉터리 중의약 홍보로 초기 대응 놓쳤는데, 우리도 전통의학 치료하자고?"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87화. 코로나19 대응, 선진국과 후진국의 기로 

사람들은 해결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 맞닥뜨리면 의지할 곳을 찾는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고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스, 메르스 사태를 가장 비슷하게 그려냈다고 알려진 영화 ‘컨테이전’에는, ‘개나리’와 그를 이용해 큰 돈을 버는 사기꾼이 등장한다. 이 부분이 현실성을 잘 살린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현재 중국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솽황롄’이라는 중국 의약품이 있다고 한다. 솽황롄은 개나리, 인동덩굴의 꽃, 속서근풀 등이 주성분이고 발열, 기침, 인후통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 소문을 중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퍼뜨리면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국가별로 상황이 다른 이유는 의료 수준차이, 방역 시스템 차이, 그리고 시민들의 위생 인식 차이 때문이다. 이것들은 모두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위기 상황이 되면 꼭 사기꾼들이 등장하고, 사람들의 두려움을 악용해 돈을 번다. 중국은 심지어 그것을 국가적으로 장려하기까지 했고, 사태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런 중국 정부의 ‘엉터리 중의약 홍보’가 방역과 치료 시기를 놓치게 만들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꾼'들이 돈을 벌고 환자 치료시기를 놓치게 만들고, 사태를 더 악화시키는 일들이 더 이상 선진 한국에서는 벌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김치가 메르스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다는 걸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모단체는 중국의 자세를 배워 우리도 전통의학을 치료에 병행하자며 기자회견까지 열었다. 

우리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선진국이 될 것인가, 미신과 전통에 의지하며 사람들을 사지로 내모는 후진국이 될 것인가.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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