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되더라도 원격모니터링에 국한, 의협 주도 플랫폼 구축"

원격협진-원격모니터링-원격진료 플랜 A·B·C 시나리오 공개…안전성·유효성 검증 최소 3년 필요 주장

대한의사협회 문석균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각 상황에 따른 원격의료 대응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원론적인 반대 입장을 고수하긴 하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기 보단 시대적 변화에 대응해 여러 상황에 맞는 플랜을 마련, 정책을 선도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의협은 구체적으로 원격의료를 ▲의료인 간 원격협진 ▲의사-환자 간 원격 모니터링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총 3단계로 나눠 각 상황에 맞게 대처도록 했다. 원격 진료에 진입하기에 앞서 원격 모니터링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히는 동시에 의협 주도의 표준화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문석균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21일 오후 대한심장학회 스마트헬스연구회 주최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 같은 원격의료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의 상황에 따른 원격의료 대응 플랜. 

의협은 우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 허용되지 않을 시 의료인 간 원격협진에 국한된 '플랜A'를 공개했다. 

앞서 2015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의료기관 간 응급원격협력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됐다. 당시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협진망과 사회보장정보원의 디지털의료정보시스템 등 이용망을 이용해 시범사업이 진행됐으며 불필요한 이송이 17.7% 감소하고 의료서비스 질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2020년 8월부턴 원격 협진 수가도 적용되고 있다. 원격 협진 수가는 요양기관별 환자당 1일 1회에 한정돼 환자 본인 부담금은 없다.  

플랜A는 의료인 간 원격의료 현실화를 위해 원격협진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의료정보 표준화 사업을 실시하고 앞선 시범사업에서 한 발 나아가 일차의료기관끼리도 서로 협진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주요 과제다. 

문 연구조정실장은 "인터페이스 등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의협이 주도해 협진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한 과제"라며 "원격 협진 인지도 향상을 위한 홍보 활동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허용됐을 시, 의사-환자 간 원격 모니터링에 국한해 원격 모니터링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플랜B.

'플랫B'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허용됐을 때 의사-환자 간 원격 모니터링에 국한해 원격 모니터링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문 연구조정실장에 따르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허용을 위해선 우선 의정협의가 필요하며 합의가 이뤄졌을 때 의학적 안전성과 임상적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최소 1년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첫 1년차엔 6개월 동안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한 지표를 개발하고 나머지 6개월은 모형 개발과 기술적 안전성을 위한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이후 2년차부턴 시범사업을 1년 6개월 동안 실시해 나머지 3년차엔 시범사업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문 실장은 "원격 모니터링은 건강관리의 수단으로 대면 진료가 원칙이다. 특히 일차의료기관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이 급선무"라며 "의원급 만성질환 재진환자부터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절한 시범사업을 위해 원격 모니터링 참여 의료기관 인증제를 실시하고 의료전달체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지역 제한과 더불어 적절한 수가 적용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플랜C'는 원격 모니터링을 넘어 의사-환자 간 원격 진료가 전면 허용됐을 때를 감안해 기획된 시나리오다. 

의협은 플랜C에서도 원격 모니터링과 비슷하게 대면 진료가 원칙이며 의료전달체계 교란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과 종별 제한을 뒀다. 구체적으로 민간 의료기관은 일차의료기관만 허용하고 병원급부턴 의사 간 원격 협진만 허용하도록 명시됐다. 

반면 공공 의료기관은 공공의료기관과 의료희소지역 간 원격 진료가 모두 허용된다.   

문 실장은 "플랜C 역시 의협 주도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고 책임 소재 관련 법 개정도 해결돼야 할 과제"라며 "우선 우리나라에선 원격 진료를 전면 허용하기 보단 원격 모니터링 시범사업을 통해 먼저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꼭 원격 진료를 시행해야 한다면 현행 자유방임형 의료이용체계에서 행정구역에 따른 진료권 설정에 국한된 진료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전화처방에 따른 우려가 높은 만큼 전화보단 화상진료만 허용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공공의료와 민간의료의 원격의료체계를 분리하고 원격 진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제 리스트는 최소한으로 설정해야 한다"며 "원격 진료 역시 의협 주도의 표준화된 플랫폼 개발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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