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 의료 현장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플랫폼 구축·수가 문제 등 관건"

고대안암병원 정신과 조철현 교수, 실제 현장 검증 통해 전달 시스템·사용자경험 인터페이스 등 연구개발도 뒤따라야

고려대안암병원 조철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고대안암병원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이제는 디지털치료기기(디지털치료제, DTx)가 국내 의료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를 치열하게 토론할 때다."

지난 2월 15일 국내 최초로 에이엠메드의 디지털치료제 '솜즈'가 불면증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게 되면서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디지털치료제 현장 적용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려대안암병원 조철현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5월 29일  산적한 디지털치료제 도입 과제를 지목했다. 

조 교수는 우선 디지털치료제가 한국 의료시스템과 문화에 어떻게 부합하는지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식약처 승인과 별개로 국내 의료현장에서의 실질적인 검증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효과부터 경제성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디지털치료제의 현장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며 "실제 의료현장에서 효능과 유용성을 검증하려면 환자 사용성과 실제 치료 준수 여부 등과 같은 한계를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실제 현장에서의 검증을 통해 효과적인 전달 시스템과 디지털치료제의 사용자경험·인터페이스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개발도 뒤따라야 한다"며 "이외 처방, 유통, 청구 과정에서 보안 표준과 법적·윤리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도 개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디지털치료제는 처방형과 비처방형으로 나뉘는데 각의 치료제가 어떻게 플랫폼 인프라를 구축할지도 관건이다. 

조철현 교수는 "처방형은 병원 방문 후 처방전을 통해 다운로드가 필요하고 무처방형은 특정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구매나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며 "비처방형의 경우 검증이나 관리가 가능한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 서비스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논의가 선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처방 디지털 치료제는 임상시험을 통해 식약처의 승인을 받았다는 사실 외에 핵심 기전의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향후 카피캣 출현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정부가 직접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관리하거나 규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도 공공의료의 맥락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가 문제와 의료인들의 인식 개선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디지털치료제에 대해 선별급여 10% 단계로 시작해 탄력 수가 등을 별도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엔 사용량과 원가 등을 분석해 탄력적으로 수가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내에서 혁신의료기기로 지정되면 최소한의 행정조치로 3~5년간 비급여 또는 선별급여로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이나 산업의 특수성도 있지만 한정된 보험재정과 형평성 등도 고려돼야 한다. 건보 급여에 있어 특혜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교육과 관련해서도 조 교수는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의료인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 디지털치료제는 식약처 허가를 받아 이제 근거중심의학의 범주에 진입했다. 의료 서비스 제공자는 새로운 기술과 변화가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나서서 수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문임상학회를 통해 전공의 때부터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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