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사회서 의협회장 결선투표 폐지 건의안 채택...강성파 임현택 회장은 '환영'

투쟁력 강성 후보 vs 다수 범보수온건파 대결 구도로 투쟁력 약화...대의원들은 일부 세력 주도 우려에 '시큰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을 계기로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서 '결선투표제' 폐지가 대전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건의안으로 채택됐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24일 대전광역시의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의 대응을 두고 이필수 회장 집행부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의사면허취소법의 경우 이필수 회장이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 설립 예산을 대폭 줄이면서 성과가 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법안 통과에 속도가 붙었다는 게 대전시의사회의 견해다. 

대전시의사회 김영일 회장은 "의사면허관리원과 의학정보원을 설립할 수 없도록 이필수 집행부가 망가뜨렸다. 이는 의사면허취소법이 추진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차기 회장 선거에서 투쟁이 가능한 강경파 인사가 선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졌다. 그 대안으로 이필수 회장이 당선됐던 제41대 선거부터 도입된 '결선투표제' 폐지가 건의됐다. 이날 정총에서 재석 대의원 32명 중 24명 찬성(기권 8명, 반대 0명)으로 결선투표 폐지안이 의협 정기대의원총회 건의안으로 채택됐다. 

결선투표제는 제40대 의협 회장 선거에서 당시 최대집 후보가 전체 투표자 2만1547명 중 단 6000여표를 얻어 당선되자 의협 회장이 의사들의 대표성을 상실했다는 비판 여론에 의해 도입됐다. 당시 최대집 후보의 득표율은 29%였다. 

'대표성 상실'을 명분으로 결선투표제가 도입됐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1차투표에서 떨어진 후보간 야합이 심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 과정에서 '투쟁력 있는 강성 후보' 대 '다수 범보수온건파 후보 연합'이 형성되면서 결과적으로 의료계 내 투쟁력이 약화된다는 게 결선투표 폐지 주장의 핵심이다. 

이날 김영일 회장도 "대통령 선거도 결선 투표가 없다. 결선투표는 오히려 투쟁력 있는 후보를 떨어뜨리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대전시의사회 김영일 회장은 24일 대전시의사회 정기총회에서 결선투표제 폐지를 주장했다. 

지난 41대 선거에서 1차투표에서 당시 이필수 후보를 2.96% 차이로 이겨 1위를 차지했던 임현택 소아청소년과회장도 같은 견해를 밝혔다. 임 회장은 1차투표에서 29%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투표에선 47% 득표율을 얻어 이필수 후보(52% 득표율)에게 고배를 마셨다. 

임현택 회장은 "결선투표는 1차투표에서 떨어진 후보에게 이권을 챙겨준다거나 자리를 보장해주는 등 형태로 야합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라며 "결선투표 땐 선거운동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막혀 있어 제대로 된 홍보도 하지 못하고 뒤로 네거티브만 만연하다. 당시 네거티브에 해명했다가 경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우리나라 대통령도 과반수 득표를 하지 못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 때도 대표성을 이유로 결선투표를 해야 하나"라며 "결선투표제는 장점보다 폐해가 많은 제도"라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의협 대의원회에서 결선투표제 폐지가 수용될 수 있을진 미지수다. 결선투표가 적용된 기간이 얼마되지 않아 수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1차투표만으로 회장 당선이 이뤄진다면 일부 세력에 의해 의협 회장 선거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대의원회 내부의 우려도 나온다. 

의협 한 대의원은 "결선투표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선제가 도입된 지 얼마되지 않았고 결선제가 갖는 장점도 명확하다. 이 때문에 좀 더 지켜보면서 장단점을 비교해봐야 확실히 좋은 제도를 알 수 있을 것"고 말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의협 회장 선거는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하지만 실제 참여 인원 수는 2만~3만명 수준이다. 또한 후보가 여러 명으로 나뉘면 표가 갈리기 때문에 충분히 일부 세력에 의해 선거가 농락될 수 있다. 결선투표가 갖는 장점을 고려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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