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선고 받은 외과의사 사건에 외과의사회 분노…"의료 파탄의 책임, 오롯이 법원이 져야"

외과의사, 감옥에 안 가려 의사면허를 지키는 것이 목적 됐다…외과의사회 '분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외과의사들이 최근 수술 지연을 이유로 실형을 확정 선고 받은 외과의사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더 이상 수술실에서 소신껏 수술하는 의사는 없을 것이라며 그에 대한 의료 파행의 책임은 법원에 있다고 경고했다.

대한외과의사회는 6일 해당 사건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이제 2023년 8월부터 대한민국에서는 외과의사가 본인의 의학적 판단으로 내린 결정이 범죄가 될 수 있으며 본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음을 공식적으로 확인받게 된 것"이라고 한탄했다.

해당 사건은 6개월전에 난소암치료 받은적이 있었던 환자가 장유착과 장꼬임을 이유로 병원에 내원했으며 장꼬임으로 인한 장폐색증상에 대하여 보존적 치료를 하던중 혈변증상을 보였다. 

사건의 외과의사는 장괴사에 대하여 응급수술을 시행하였고 이후 추가적인 2차 수술을 진행했으나 재판부는 의사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가볍지 않고 이로 인해 환자에게 상당히 중한 상해(傷害)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금고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사회는 "이제 재판부는 장꼬임 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개복수술을 해서 장을 잘라야 한다는 뜻인가? 혈변증상이 있으면 무조건 개복수술을 해서 장을 잘라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얼마만큼의 장꼬임 증상이 있어야 하는가? 얼마만큼의 혈변증상이 있어야 하는가? 얼마만큼의 장을 자르면 범죄가 되지 아니하고 얼마 만큼이면 범죄자가 된다는 말인가? 의사의 판단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곳이 재판부라면 의사가 범죄자가 되지 아니할 수 있는 그 증상과 치료 범위까지도 재판부에서 정해주는 것이 옳지 아니한가?"라고 분노했다.

특히 의사회는 "어떠한 이유로든 배를 여는 순간 뱃속에 있는 장기들에는 유착이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이전에 수술을 받은 사람은 누구나 장꼬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장꼬임을 이유로 배를 열어 수술을 하고나면 괴사되어 썩은 장을 잘라낼 수 있을 뿐 수술을 받았다고 하여 평생동안 다시 또 장꼬임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장꼬임을 이유로 인하여 실시한 그 수술로 인하여 더 심한 장꼬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의사회는 "외과의사는 제한된 환경에서 환자의 편에서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는 것이 최선일 뿐 모든 환자를 살릴 수는 없다"며 "그 환자가 다시 또 장꼬임이 발생하게 된다면 이제 그 환자는 어떤 외과 의사에 수술을 받을 것인가?"라고 물었다.

특히 이번 판결로 인해 사건의 외과의사가 범죄자라는 주홍글씨를 낙인으로 이마에 새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또 "형벌은 그 처벌로 인하여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교화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그 형벌로 인하여 이제 외과의사들은 수술을 하는 대신 감옥에 가지않고 의사면허를 지키는 것이 목적이 돼 버렸다. 외과의사들은 수술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 이제 살 수 있는 희망이 있었던 환자들의 가능성에 눈감게 만들어 놓고 그나마 몇없는 수술하는 외과의사들 마저 범죄자로 만들어 강제로 수술방 밖으로 끄집어내어 형사처벌의 감옥에 넣어 버리고 있으니 대한민국 의료계의 파행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이제 이 판결로 인해 마음 놓고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의사는 사라졌다. 더 이상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는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희생되는 것은 국민들의 목숨뿐이며 앞으로 발생할 모든 파탄의 책임은 오롯이 법원에 있음을 엄중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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