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사회 김태진 회장 "자기 돈 내고 하버드대병원 가는걸 누가 막나, 그러나 이건 아니지 않나?"

이재명 대표 헬기 전원은 누군가의 소중한 기회 빼앗은 것…의료전달체계 무시하고 공정성에도 부적절

부산광역시의사회 김태진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자기 돈 내고 하버드대학병원 가서 수술하겠다는 것을 누가 말리겠나. 그러나 이번 일은 다르다.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빼더라도 공정의 문제가 남아 있다." 

부산광역시의사회 김태진 회장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서울대병원 헬기 전원 사건을 두고 '누군가의 소중한 기회를 빼앗은 것'이라고 지칭했다.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헬기 이송이 정말 필요했던 응급 환자의 소중한 기회를 희생시킨 일이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런 비슷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김 회장이 속한 부산시의사회는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성명서를 직접 발표한 곳이기도 하다. 부산시의사회의 회원 상당수가 부산대 의과대학 출신이다. [관련기사=부산시의사회, 이재명 대표 전원 비판…"의료전달체계 짓밟았다…내로남불 전형"]

김태진 회장은 4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은 상식의 문제"라며 "의사회 입장에서 정치적 문제로 곤욕을 치룰 수 있는 사안이지만 의학적으로, 상식적으로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재명 대표 전원 문제를 비판한 것은 어떤 의도도 없다. 단지 상식의 부분을 문제제기한 것"이라며 "너도나도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하고 본인 판단에 의해 병원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헬기를 동원한다면 지방의료가 존재하기가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 대표가 위중했다면 부산대병원에서 수술하는 것이 맞다. 반대로 위중하진 않지만 전원이 하고 싶었다면 일반 구급차를 이용했어야 한다"며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핵심 중에 핵심이다. 이번 일을 본보기 삼아 정부에서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더욱 신경써줬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공정에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김 회장은 "자신의 돈을 들여서 하버드대학병원에서 수술하겠다는 것을 누가 말리겠나. 그러나 이번 일은 다르다.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빼더라도 공정성의 문제가 남아 있다"며 "헬기를 타고 가고 싶은 병원을 골라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사건은 정말 필요한 누군가의 기회를 뺏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태진 회장은 의사들 사이에선 국민들 보다 더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의사들은 국민들이 수상하다고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의혹을 갖고 있다. 생각해 보면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간단히 유추할 수 있지만 (정치적인 공격을 이유로) 다들 쉬쉬한다"며 "반면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어떤 발표도 속 시원하게 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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