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 치료 첫 환자는 누구

"치료 혁신은 희망과 비전, 인내에서 시작"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FDA 허가를 받으면서 CAR-T 치료제 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그 탄생 비화를 설명한 글이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CAR-T는 암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갖도록 유전자 재조합한 T세포다. 주노테라퓨틱스가 환자 사망 이슈로 개발을 중단하면서 한때 침체된 분위기였으나 올해 상반기 획기적인 데이터가 나오면서 다시 화제몰이 중이다.

올해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중국 난징레전드바이오텍이 CAR-T 분야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했다.

이 연구에서 CAR-T 최초 주입 10일 후 치료 효과가 처음 나타나기 시작해 2개월 이내 객관적 반응률은 100%였고, 94%에 해당하는 33명이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다.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주름잡았던 길리어드가 8월 카이트 파마를 인수하면서 경쟁 대열에 합류했고,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앱클론과 바이로메드, 녹십자셀 등이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에 더해 최근 노바티스가 킴리아에 천문학적인 가격을 책정하면서 CAR-T 치료제를 둘러싸고 새로운 논란이 시작됐다.

브리검여성병원 순환기내과 전문의인 Lisa Rosenbaum 교수가 최근 NEJM에 '비극, 인내, 그리고 기회: CAR-T 치료제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 첫 번째 환자 Emily Whitehead의 사연을 소개했다.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따르면 Emily는 2010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진단을 받았다. 당시 나이 5세였다.

Emily의 치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항암화학요법 2 사이클 진행 후 양다리에 괴사성 근막염이 생겼고, 가까스로 절단을 피할 수 있었다. 6개월 후 재발해 골수이식이 권고됐지만 독성 우려가 있었다.

그때 Emily 가족들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이 CART-19라고 알려진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FDA로부터 임상시험 허가를 받기 전이라 치료를 받을 수 없었고, 결국 집중 항암화학요법을 다시 시작했다.

3주간 치료했지만 관해에 도달하지 못했고 병원에서는 호스피스 치료를 권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호스피스 대신 임상시험 참여를 선택했고, Emily는 CART-19 치료를 받은 첫 번째 소아 환자가 됐다.

Rosenbaum 교수에 따르면 Emily는 무사히 12살이 됐고, Emily의 생존은 연구에도 활력을 다시 불어넣었다.

그리고 2017년 8월 첫 CAR-T로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의 기술을 활용한 노바티스의 킴리아가 FDA 허가를 받았다.

킴리아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환자 집단에서 매우 큰 효능을 보였다. 2상 임상에서 3개월째 완전 관해 도달율은 83%였다.

그러나 효과만 본 것은 아니다. Emily는 CART-19 세 번째 도즈에서 고열과 호흡부전, 승압제 3개가 필요할 정도의 쇼크를 겪었다. 이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 증상으로 2상 임상에서 발생률은 78%였다.

의료진은 Emily를 치료하면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를 빠르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FDA는 킴리아 승인과 함께 악템라의 적응증을 확대 허가하고, CAR-T 치료제를 처방할 수 있는 병원을 제한했다.

허가의 기쁨도 잠시, 노바티스가 킴리아 가격을 47만 5000달러(한화 약 5억 3755만 원)로 책정해 고가 논란을 빚고 있다. 터무니없이 비싸 많은 환자가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Rosenbaum 교수는 "재정적인 문제를 떠나 우선 관해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면서 "또 치료 혁신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돈보다 희망과 비전, 그리고 인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CAR-T # 노바티스 # 킴리아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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