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밤마다 소변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수차례 오가는 야간빈뇨 환자들.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 못하는 것도 고역이지만 밤새 숙면을 취하지 못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을 받는다.
특히 젊은 사람들보다는 고령층에서 이 같은 야간빈뇨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치료를 받아야 빼앗긴 꿀잠을 되찾을 수 있을까. 메디게이트뉴스가 의정부을지대병원 이중식 교수(비뇨의학과)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교수는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코엑스 D홀에서 열리는 슬립테크 2021에서 ‘야간빈뇨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야간빈뇨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남성 환자들은 전립성 질환, 여성 환자들은 과민성 방광으로 주원인을 크게 나눌 수 있다. 남자들은 전립성 질환이 있으면 소변을 잘 못 본다. 나이가 들어 전립성 비대증 등의 질환이 생기면서 잔뇨가 있다보니 소변을 본 뒤에도 계속 요의를 느끼게 되는 것이 일차적 원인이다. 소변을 시원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면 잠이 깨지 않게 된다. 소변은 시원하게 보는데 화장실을 자주 간다면 방광 자체의 문제다. 전립성 비대증이 오래되다보니 방광까지 2차적으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여성들의 경우는 가령 당뇨병이 있으면 방광 수축력이 떨어져 잔뇨가 많이 남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이처럼 전립성 비대증이나 과민성 방광이 야간빈뇨의 원인이 되는 기초적 질환이긴 한데, 여기에 고혈압으로 이뇨제를 먹는다거나 당뇨, 파킨슨, 뇌출혈 등 야간빈뇨 증상을 악화시키는 여러 다른 기저질환들이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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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빈뇨는 수면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야간빈뇨가 심한 환자들 중에는 30분 마다 깨는 경우도 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다 보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하루종일 몽롱한 상태로 지내게 된다. 실제 야간빈뇨를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은 병이라는 인식보다는 잠을 제대로 못 자 너무 힘들다며 병원을 찾아온다.
-치료 방법은 무엇인가?
대부분 약물 치료다. 비뇨의학과에서 많이 처방하는 약물들이 있는데 처음부터 세게 쓰진 않고 단계별로 쓰게 된다. 젊은층이냐 고령층이냐에 따라 쓰는 약도 조금 다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립선이나 방광 문제 등 기저질환을 먼저 해결하고 그에 따라 약을 쓰는 게 중요하다. 기저질환도 해결이 안 된 상황에서 다른 약을 추가로 쓰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생활습관 측면에서는 밤늦은 시간에 과도한 수분 섭취, 과음, 자극적 음식 섭취 등을 자제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약물 치료에 따른 부작용 우려는 없나?
고령자에게서 드물게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비뇨의학과 전문의가 아닌 의료진들 중 이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부작용 중 하나로 전해질 불균형이 있는데 심하면 일상생활 중 의식을 잃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부작용은 드문 편이기도 하고 약물 처방 전에 여러 검사를 거쳐 적절한 양을 쓰면 큰 문제가 없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약물 치료의 효과는 어떤가?
약물치료만 제대로 하면 자다가 요의를 느껴 깨는 빈도를 8번에서 4번으로, 4번에서 2번으로 줄이는 것은 비교적 쉽다. 그렇게 되면 한 시간 이상 더 자는 셈이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다만 이미 수면 패턴이 굳어져 버린 상황이라 아예 한 번도 깨지 않을 정도까지 되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환자들이 처음 내원했을 때부터 야간빈뇨는 약물 치료의 효과도 좋고 만족도도 높지만 완치가 쉽지는 않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
약물 치료 기간은 보통 3개월 정도로 잡는데 약을 끊은 뒤에 증상 재발 여부가 환자마다 달라 명확히 얘기하기 어렵다. 약을 끊고 재발하는 환자들은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약을 오래 복용하다보면 효과가 떨어지고, 용량을 올리면 부작용 우려도 있어서 고령층의 경우
-약물 치료에 따른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 우려는 없나?
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정도는 아니다. 다만 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약물 치료 전에 3일간의 배뇨일지를 써야한다. 말 그대로 3일동안 몇 시에 몇 번 어느 정도 용량의 소변을 봤는지 기록하는 것이다. 하루에 몇 번 이상 배뇨를 해야 보험이 적용된다는 식의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고 배뇨일지를 보고 의사가 약물 치료를 해도 되겠다고 판단하면 처방하게 된다.배뇨일지는 보험 적용을 받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의사가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도 좋은 정보가 된다.
-그 외에 야간빈뇨 환자들 진료시 중요한 점이나 애로사항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증상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은 물론이고 그 외에 어떤 기저질환이 있는지 무슨 약을 먹고 있는지 등을 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환자들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인분들이 본인 질환이나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자녀나 보호자와 같이 오면 그나마 다행인데 요즘은 자식과 부모가 따로 살거나 혼자 사는 노인들도 많아 이런 부분에 대해 원활하게 소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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