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비만 목적 오프라벨 비급여 부작용 심각한데, 복지부 '수수방관'

감사원 감사 시행 결과 연간 수천억원 처방 이뤄져..."안전관리방안 마련 시급"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보톡스, 윤곽주사, 태반주사, 마늘주사, 오르리스타트, 팬터민, 토피라메이트 등 각종 비급여 약제가 미용이나 비만관리에 연간 수천억원어치 사용되고 다양한 이상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나, 보건당국이 이에 대한 적정 관리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등의 의약품 안전관리실태현황 감사를 통해 이같이 지적하면서, 비급여 의약품에 대한 사용 지침 마련과 안전관리 강화를 촉구했다.

현재 의약품 유통 중 비급여 품목이 41.2%, 공급금액 기준 14.6%에 달하나, 처방내역이 보고되지 않아 보건당국의 자료 축적 및 관리가 어렵다.

특히 피부미용이나 비만치료를 위해 연간 평균 2000억원의 비급여 처방이 이뤄지고, 경증 이상사례부터 사망까지 다양한 약물이상반응이 보고되고 있음에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실제 보툴리눔 독소 A형(속칭 보톡스),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 타이드나트륨(속칭 연어주사), 티옥트산(속칭 신데렐라주사), 글루타티온(속칭 백옥주사), 자하거(속칭 태반주사), 글리신/L-시스테인염산염(속칭 감초주사), 푸르설티아민염산염(속칭 마늘주사), 아스코르빈산(속칭 비타민주사), 히알루로니다제(속칭 윤곽주사) 등 피부 미백이나 항노화, 피로 회복 등의 미용시술에 주로 사용되는 9개 주사제의 최근 4년간 비급여 처방액은 769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톡스 주사는 눈꺼풀경련, 첨족기형, 심한 미간주름, 뇌졸중 관련 상지 경직 등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대부분 주름 완화나 노화 방지 등 비급여로 미용시술에 주로 사용된다. 연어주사도 피부이식 후 상처 치료제이나 노화 방지나 피부결 개선 등으로, 알코올중독 치료제인 글루타티온 역시 피부 미백이라는 허가외 비급여 사용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이들 주사제 관련 이상사례가 총 1378건, 중대한 약물이상반응 사례가 116건 보고됐다는 점이다. 보고 사례를 보면 미용목적으로 보톡스주사를 턱과 종아리에 투여받은 40대 여성이 호흡곤란과 시력저하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사례가 있으며, 또다른 연령 미상 여성 역시 종아리에 보톡스를 맞은 후 눈꺼풀 처짐, 근무력증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비만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7개 경구제 역시 대부분 우울증, 신경성 식욕과항진증, 간질, 비만 환자의 체중감량 등으로 허가됐으나, 실제로는 일반인 식욕억제 등 허가 외 비급여 사용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플루옥세틴염산염, 토피라메이트, 오르리스타트, 펜터민염산염, 펜디메트라진 타르타르산염, 마진돌, 디에틸프로피온 염산염 등이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 8711억원이 공급됐는데, 이중 7999억원이 비급여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7개 경구제는 미용 목적 주사제보다 더 많은 부작용 보고가 이뤄졌다. 4년간 이상사례가 총 2065건이었고 이중 중대한 약물이상반응 사례가 70건에 달했다. 특히 토피라메이트 이상사례(부작용) 보고 건은 같은 기간 658건에 이르며 이중 생명 위협 등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이 26건으로 가장 많았다.

또한 30대 여성이 3개월 이상 펜디메트라진타르타르산염(비만치료제) 제제를 지속적으로 처방받다가 플루옥세틴염산염(우울증 치료제)까지 함께 처방받아 복용하던 중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감사원은 "비급여 또는 금기의약품 오남용 등으로 환자의 안전이나 자기결정권 보호가 미흡해질 우려가 있으며, 비급여 영역 의약품 사용의 부작용이나 위해성 등에 대한 정보가 축적·관리되지 않아 안전관리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복지부는 환자의 안전, 의료수요 등을 고려해 급여의약품과 비급여의약품 구별 없이 보건의료적 관점에서 의약품의 허가 외 사용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복지부장관이 진료과정에서의 비급여 영역의 의약품 허가 외 사용 실태와 사례를 조사·수집·분석·평가해 사용 절차와 지침을 마련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개별 진료행위에 대한 규제를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허가 외 사용에 대한 감시체계 강화, 개별 약제급여 기준 마련 등을 통해 관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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