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협회, "첨단 의료기기 ‘先 시장진입, 後 평가’ 제도 요청"

"식약처 허가와 복지부 신의료기술평가 통합운영 제도 여전히 부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기기업계가 첨단 의료기술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선(先) 시장진입, 후(後) 평가’제도를 정부에 요청했다. 업계는 의료기기 허가와 평가 제도를 통합했지만 여전히 시장 진입이 더디다는 이유를 들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홍보위원회는 25일 의료전문지 기자단의 질의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부, 의료기기 시장 조기 진입 위해 허가·평가 통합 운영 

의료기기 허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뤄지고 안전성, 유효성을 검증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평가, 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을 거쳐 결정한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시장진입이 최대 16개월까지 걸리는 문제가 있었다. 

식약처와 복지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 의료기기 허가와 신의료기술평가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시범사업과 법 개정을 마련했다. 이는 식약처에 의료기기 허가 신청을 넣으면 자동으로 신의료기술평가까지 연계해 신청되는 제도다. 대신 제도의 적용 범위를 허가를 받는 의료기기와 의료기기 신의료기술평가를 받는 의료기술 사용 목적이 완전히 동일한 경우로 한정했다.  

두 기관은 지난해 12월 2단계 통합 운영 계획을 발표해 통합 운영의 적용 범위를 의료기기-의료기술 사용 목적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상관성이 높은 경우까지 확대했다. 두 기관은 “보다 많은 의료기기 업체가 통합 운영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지난달 의료기기 허가–신의료기술평가 통합심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통합심사 시스템은 의료기기 허가–신의료기술평가 통합운영 제도의 심사 업무를 수행하는 전산 연계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각종 서류를 제출하거나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통합 운영 의료기기 허가와 평가가 동시 진행됨에 따라 의료기기의 시장진입 기간이 이전보다 228일 단축된다”라며 “식약처로 접수 창구를 일원화해 신청인의 편의를 도모하는 등 기존 절차의 문제점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기협회, 조기 시장진입 제도 개선 필요 

이에 대해 의료기기협회 홍보위원회는 “2016년도부터 통합운영 시범사업을 통해 자료중복 최소화하고 신청창구를 일원화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었다”라고 해석했다. 

의료기기협회는 “현재는 제도 시행 초기로 신청 대상이 확대됐다”라며 “기존에는 의료기기와 의료행위의 사용목적이 동일해야 신청가능 했다. 2단계 개정에 따라 일치하지 않아도 신청이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의료기기협회는 “복지부와 식약처 동일한 통합시스템 구축의 효과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신청 창구와 결과 통보는 통합시스템으로 일원화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기관별로 이견이 있거나 신청 결과에 대한 민원·애로사항이 발생하면 처리가 늦어질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식약처와 복지부가 서로 다른 부처인 만큼 민원은 통합해서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료기기협회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조기 시장진입 제도를 건의했다. 의료기기협회는 “신의료기술평가 당시 연구단계·조기기술로 평가되면 일부 제한적의료기술평가제도를 통해 임상근거를 확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진입이 막히는 사례가 빈번하다”라며 “업계는‘선(先) 시장진입, 후(後) 평가’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제한적 의료기술 평가제도는 신의료기술평가에서 대체기술이 없거나 희귀질환 치료에 유망하지만, 시장도입이 불가능한 연구단계 의료기술에 적용한다. 이 때 비급여 진료를 허용한 다음 특정기한까지 임상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의료기기협회는 “의료기기업계는 신속한 시장진입과 합리적인 가격 인정, 적절한 사후 관리 방안의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의료기기협회는 “정부 역시 ‘의료기기산업 종합 발전계획’등을 발표해 첨단기술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라며 “세부 시행계획은 산업계와 긴밀하게 협의해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첨단의료기술의 신속진입 평가트랙(가칭) 마련안’을 준비하고 있다. AI(인공지능), 3D 프린팅, 로봇 등을 활용한 미래 유망 첨단 의료기술에 대해 신속한 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별도의 신속 진입 평가트랙을 도입하는 것이다. 복지부 측은 “5~6월 시뮬레이션을 거쳐 6월 공청회를 통해 보완사항 등을 반영하고, 7월부터 12월까지 시범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임솔 기자 ([email protected])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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