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립테크] 졸피뎀 투여 환자 80개월 이상 지난뒤 자살 위험 높아…수면제 장기 처방 위험 '경고'

이헌정·조철현 교수 연구팀 12년 인구 기반 후향적 코호트 연구 발표…6개월·1년 이상 장기 복용시 자살률 더 높아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민국 꿀잠 프로젝트, 꿀잠 자야 건강하다 
① 수면시간 5시간 이하, 적정수면 대비 복부비만 1.96배·대사증후군 1.69배 
②잠못드는 노인들...노인 절반은 불면증, 고령일수록 수면장애 증가
③잠 못잔 노동자, 술 취한 사람과 비슷...18시간 못자면 혈중 알코올 농도 0.05%
④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청소년들 4명 중 3명은 수면부족 상태 
⑤교대근무 간호사들 수면장애 심각...3일 연속 야간근무하면 불면증 6.5배
⑥넷플릭스 보느라 늦게 자면 다음날 아침 긍정적 감정 감소 
⑦노인 불면증 만성화...증상 평균 10년, 장기 수면제 복용 73.5%
⑧청소년 등교시간 한 시간만 늦춰도 학습 능률 향상·교통 사고 예방
⑨멜라토닌 보충제 31개 함량 확인해보니…-83%부터 +478% 널뛰기
⑩하루만 제대로 못자도 다음날 아침 불안할 확률 높아져​
⑪수면과 사망률...REM수면 5% 줄면 중·노년층 사망률 13% 증가​
⑫​ 전문약으로 분류되는 멜라토닌 '서카딘' 제네릭 출시 잇따라
⑬플라스틱 환경호르몬 노출, 폐경기 여성 수면 장애에 영향 ​
⑭​유년기 가벼운 수면 문제도 심리사회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⑮지난해 수면장애로 의료기관 방문한 환자 64만명...전년대비 13%↑
⑯졸피뎀 투여 환자 80개월 이상 지난뒤 자살 위험 높아...수면제 장기 투여 위험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수면제로 흔히 쓰이는 졸피뎀 복용이 장기적인 자살 위험과 연관성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졸피뎀 약물을 투여받은 환자에서 관찰기간이 80개월 이상 지난 뒤 자살 위험이 상당히 높았다는 것이다. 또한 6개월 또는 1년 이상 졸피뎀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환자에서 자살률이 더 높았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와 세종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으로 올해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졸피뎀 투약과 자살 위험 간의 시간적 연관성: 12년 인구 기반 후향적 코호트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졸피뎀은 불면증 단기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로, 졸피뎀과 자살 위험의 연관성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2019년 국내 연구팀이 보고한 인구 기반 사례 대조 연구에 따르면 졸피뎀 사용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자살 위험이 약 2배 더 높았고, 용량 반응 관계가 관찰됐다.

2016년 대만 연구팀이 발표한 인구 기반 사례 대조 연구에서도 졸피뎀 사용은 2.08 오즈비(OR)로 자살 및 자살 시도 위험과 유의하게 연관성을 보였고, 졸피뎀 사용량에 따라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두 연구에 비교해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졸피뎀 투약 후 시간경과에 따른 자살 발생을 양상을 분석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졸피뎀 사용과 자살 위험의 시간적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코호트DB인 NHIS-NSC를 이용해 12년 인구 기반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수행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NHIS-NSC 데이터를 수집했고 대상 피험자는 112만 5691명이었다. 졸피뎀과 자살 위험과의 관계를 80개월로 나눈 두 기간(80개월 미만, 80개월 이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관찰기간이 80개월 이상인 시간 간격에서 교란 변수를 조정했을 때 28일 이상 졸피뎀 처방에 대한 자살 위험비가 두 배인 것으로 나타났다(HR=2.01, p-value<0.001).

자살군에서 평균 누적 졸피뎀 처방일수는 222.52일, 중앙값은 69일이었고, 비자살군에서는 각각 191.56일, 60일이었다. 평균 누적 졸피뎀 처방일수는 비자살군보다 자살군에서 유의하게 더 길었다(p=0.0053).

6개월 이상 누적 처방 기간을 만성투약군으로 정의했을 때 만성투약군의 자살률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p=0.002), 1년 이상 누적 처방 기간을 만성투약군으로 정의했을 때 자살률 또한 만성투약군이 높았고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0.005).

연구팀은 "향후 졸피뎀 투여와 자살의 인과관계 및 장기적 영향에 관한 메커니즘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만성불면증에서 졸피뎀과 같은 수면제의 장기 투여는 위험하며 실제 임상 현장에서 효과적인 비약물학적 치료를 통해 수면제를 줄여서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된 졸피뎀 성분의 약물로는 산도스졸피뎀(한국산도스), 스립(유니메드제약), 스틸녹스(한독), 스틸렉스(명문제약), 졸피드(한미약품), 졸피람(환인제약), 졸피신(명인제약), 졸피움(고려제약), 파마주석산졸피뎀(한국파마) 등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졸피뎀 약제의 사용상 주의사항에 '성인 대상의 역학연구에서 이 약 복용 시 주요 우울증 등의 정신과적 질환의 진단된 병력 유무와 무관하게 자살행동이 증가함이 보고됐다. 이 약과 자살행동 간 인과관계는 알려지지 않았다. 주로 우울증 환자에서, 자살 충동을 포함하여 우울증 악화가 진정제/수면제 사용과 관련하여 보고됐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박도영 기자 ([email protected])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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